`잉여`를 아시나요…경제학원론 지식도 필요
2009. 04. 03[오늘의 TESAT]
`잉여`를 아시나요…경제학원론 지식도 필요
[문제] 4명의 생산자와 4명의 소비자가 있는 경제를 생각해 보자.4명의 생산자는 각기 최대 1개의 물건을 생산하고 그 생산 비용은 아래와 같으며,4명의 소비자는 각기 최대 1개의 물건을 구매하고 최대한으로 지급할 용의가 있는 금액은 아래와 같다.
시장 균형이 될 수 있는 가격과 판매량의 조합은 다음 중 무엇인가?
①가격 400원,판매량 3개
②가격 550원,판매량 3개
③가격 620원,판매량 2개
④가격 750원,판매량 1개
⑤가격 900원,판매량 4개
[해설] 시장 경제에서 이뤄지는 모든 거래는 원칙적으로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만족을 주게 돼 있다. 소비자나 생산자가 만족하지 않는다면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물론 이 가치는 거래된 가격보다는 크다. 지급할 의사가 있는 가격(가치)에서 실제 거래 가격을 뺀 나머지를 잉여라고 한다. 소비자가 얻는 가치는 소비자 잉여,생산자가 얻는 가치는 생산자 잉여다. 모든 거래에서는 결국 생산자 잉여와 소비자 잉여가 발생한다. 이렇게 잉여가 발생한다면 시장이 효율적으로 작동한다고 볼 수 있다. 자본주의 시장 경제는 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제도이다.
예컨대 위 사례에서 가격이 650원일 때,갑은 900원을 낼 용의가 있지만 650원만 지급하면 된다. 900원을 지급할 의사가 있는 (가치) 상품을 650원에 구입했기 때문에 250원에 해당하는 이득을 얻었다. 이게 갑의 소비자 잉여다. B는 가격이 500원 이상이면 물건을 생산할 용의가 있는데 물건을 생산하면 650원을 벌 수 있으므로 150원의 이득을 얻었다. 이것이 B의 공급자 잉여다.
소비자 잉여와 생산자 잉여는 균형 가격과 수량이 결정되면 계산해 낼 수 있다. 위 문제에서 가격이 900원을 넘으면 아무도 물건을 사지 않기 때문에 수량은 0이다. 가격이 750원에서 900원 사이라면 물건을 사는 사람은 갑 1명뿐이며 수량은 1이 된다. 550~750원 구간에서는 갑과 을 2명,350~500원 구간에서는 갑 · 을 · 병 3명,350원 이하에서는 갑 · 을 · 병 · 정 4명이다.
공급자는 가격이 생산 비용 이상일 경우에만 물건을 생산하기 때문에 가격이 400원 이하일 때는 아무도 생산하지 않는다. 400~500원 구간에서는 수량이 1이며 500~600원 구간에서는 수량이 2가 된다.
시장 균형이 될 수 있는 판매량은 수요 곡선과 공급 곡선이 만나는 2가 된다. 시장균형 가격은 550원과 600원 사이의 아무 가격이나 될 수 있다. 그 구간에서는 생산하려는 사람도 2명이고 구매하려는 사람도 2명이다.
효율성만을 보면 그렇지만 공평성까지 따지면 다르다. 공평성은 소비자와 공급자 사이에 경제적 후생이 공정하게 배분되는 것을 의미한다. 즉,소비자 잉여와 생산자 잉여가 같아지는 지점이다.
공평한 시장 균형이 되려면 판매량이 2개인 상황에서 소비자 잉여와 생산자 잉여가 수렴하는 가격을 찾아야 한다. 보기에서 이에 가장 가까운 가격은 620원이다. 정답은 ②번.
정재형 연구위원 jjh@hankyung.com
[이승훈 교수의 경제학 멘토링]
일자리 나누기의 시장원리
임금의 하방경직성과 취업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실업자 숫자가 100만명을 바라보는 가운데 일자리 창출이 나라 경제의 최우선 과제로 되었다. 대책으로 거론되는 것 중 하나가 일자리 나누기이다. 열 사람의 일자리를 열 한 사람이 나누면 일자리는 10% 늘어난다는 것이다. 일감이 늘지 않는 상태에서 일자리를 나누면 각자 일의 양이 줄어드는 만큼 임금도 낮아진다. 그러나 시간당 단위 임금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기업의 노동 수요,즉 일거리는 늘어나지 않는다.
채용 공고가 나는 곳마다 구직자가 장사진을 치는 까닭은 현재의 임금에서 노동시장이 초과 공급 상태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노동시장이 수요 · 공급의 법칙에 따라서 작동한다면 임금이 하락하여야 한다. 사실 1930년 대공황기에 시장주의자들은 조만간 임금이 하락하여 실업 문제가 자연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였다. 이에 대하여 중 · 단기적으로 임금은 하락하지 않으므로 정부 개입으로 경기를 진작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경제학자가 케인스다. 케인스는 임금의 하방 경직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므로 시장 법칙의 작동만을 기다린다면 불황은 계속되고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받는다고 경고하였다.
임금의 하방 경직성은 취업자들이 임금 인하를 거부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새 사람을 쓰면 직무에 적응하도록 훈련시키는 데 적지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취업자들의 임금은 구직자들이 수용하는 수준보다 어느 정도 높게 마련이다.
그러나 구직자들이 훨씬 더 낮은 임금조차 좋다고 나선다 해도 사용자가 고임금을 고집하는 취업자들을 해고할 수 없다면 임금은 낮아질 수 없다. 강력한 노조와 고용보호법제가 가세하면 임금 하방 경직성은 더욱 강화된다. 일자리 나누기에서는 근로자 개인의 임금 총액이 감소한다. 그러나 시간당 임금은 변함 없는 만큼 임금의 하방 경직성은 그대로 유지된다.
하방 경직적 임금은 일거리를 구직자들이 원하는 것보다 더 적은 수준으로 묶는다. 일자리 나누기는 모자라는 일거리를 늘리지 않으므로 정상적 일자리 창출 정책이 아니다. 임금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일거리를 늘리려면 투자가 늘거나 정부가 재정 지출을 확대하여 공공 사업을 벌여야 한다. 불황기에는 민간 투자가 부진하므로 결국 공공 사업을 확대하는 길밖에 없다. 그러나 공공 사업은 흔히 경제적 효율성에 반하는 형태로 펼쳐지는 만큼 반드시 부작용이 따른다.
최근 정부는 공공 부문 신규 취업자들의 임금을 낮춰서 직원들을 뽑았다. 임금을 낮추면 더 많은 일거리가 생겨나므로 일자리 나누기보다는 더 나은 정책이라 하겠다.
현재의 취업난을 잘 아는 취업자들은 낮은 임금도 수용할 것이다. 이 기회를 이용하여 아예 임금 하방경직성 자체를 무너뜨려 볼 만도 하다. 그러나 그렇게 하려면 취업자 임금 삭감만으로는 안 된다. 임원들 연봉부터 삭감하고 시작했어야 한다. 그렇게 했어도 어찌될지 모르는 판인데 신규 취업자들에게만 양보를 강요한다면 취업 이후 이들이 어떻게 나올지는 불 보듯 뻔하다.
[이번주의 필독서]
`회의적 환경주의자` 비외론 롬보르 著 에코리브르 刊
덴마크의 통계학자 비외른 롬보르가 펴낸 환경 바로 알기 보고서이다. 롬보르는 경제 성장으로 인해 환경 파괴가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는 좌파 환경주의적 주장을 일일이 반박한다.
환경주의자는 에너지 자원이 고갈되고 있고 인구가 늘어나 식량이 줄어들며 대기와 수자원이 오염되고 있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사실상 거의 없다는 게 롬보르의 주장이다.
천연 자원은 고갈되지 않았고 굶주리는 사람의 숫자도 점차 줄고 있다는 것이다. 1970년에는 개도국 국민의 35%가 굶주림에 시달렸지만 1996년에는 그 수치가 16%에 불과했다. 1915년께 태어난 개도국 젊은이들의 75%가 문맹이었던 반면 오늘날 젊은이들은 겨우 16%만이 문맹이다. 깨끗한 식수를 먹을 수 있는 개도국 국민이 40년 전에는 전체의 30%에 불과했던 반면 오늘날에는 80%로 증가했다. 인류의 기대 수명과 문자 해독률에 커다란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에너지 역시 고갈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환경 문제를 지나치게 낙관할 필요도 없지만 지나친 비관은 한정된 자원을 엉뚱한 곳에 투입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한때 그린피스 운동가였고 덴마크 국립환경연구소장을 지냈다.
오춘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
[읽어 볼만한 칼럼]
`불길한 전조…세계 기축통화 전쟁`
한경 2009년 3월 31일자
2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기축 통화를 둘러싼 논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중국은 미국 달러화를 기축 통화에서 밀어 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국제통화기금(IMF)은 새 기축 통화를 만들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은 달러화를 계속 기축 통화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규재 위원은 이 칼럼에서 기축 통화 문제를 둘러싼 논쟁의 역사적 경과를 소개한다. 또 달러화의 금 태환을 보장하는 조건 위에 성립되었던 브레턴 우즈 체제가 해체되고 변동 환율제가 도입되는 과정을 추적한다. 필자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기축 통화를 운영하는 나라가 동시에 거대한 재정 적자를 생산하는 세계적 모순이 발생했다. 소위 '트리핀의 딜레마'가 나타난 것이다. 지금 금융 위기를 맞아 달러화의 장래를 둘러싼 논쟁이 치열한 것도 바로 이런 모순이 극대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필자는 달러화의 지나친 공급으로 달러화가 폭락할 때 진짜 경제 위기가 닥칠 것이라며 이때에는 대미 수출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한국 경제에 진짜 위기가 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달러화의 역사를 일별할 수 있는 이번주 칼럼이다.
090402_경제이해력검증시험'테샛'따라잡기_한국경제A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