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톡(9) 대학 진학의 득실
2012. 10. 05수능이 한 달 남짓 남았다. ‘선택의 학문’인 경제학은 대학 진학 여부의 선택 역시 일관된 기준으로 분석한다. 바로 편익과 비용의 비교다.
여러분이 현재 어떤 대학의 합격 통지를 받아 놓고 진학할지, 아니면 진학을 포기하고 취업할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자. 대학 진학으로 기대할 수 있는 대표적인 편익은 대졸자로서 누리는 높은 소득 수준이다.
대표적인 비용은 학비가 될 것이다. 그러나 경제학적 비용에는 단순히 금전적인 것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다. 세 번째 이야기에서 소개했던 기회비용에는 여러분이 대학 진학을 위해 포기해야 하는 기회들의 가치도 고려되어야 한다.
그중 가장 가치 있는 일이 취업을 하는 것이라면 취업의 가치 역시 대학 진학의 비용에 포함되어야 하는 것이다. 다음 기사를 보자.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청년층(20~29세)의 임금 총액은 대졸자가 월평균 208만원(연 2496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고졸자는 대졸자의 70%에 못 미치는 142만원(연 1704만원)에 그쳤다.”
취업의 불확실성을 무시하면 대학 진학의 주된 이유에 대졸자와 고졸자의 임금 격차가 포함되리라는 것이 위의 기사 내용으로도 확인된다. 그런데 위의 기사에 뒤이어 다음과 같은 기사도 있었다.
“최근 고졸 채용 확산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임금 상승률은 고졸이 8.3%에 달해 대졸(3.7%) 대비 2배 이상 높았다.”
비현실적인 가정이지만 기사의 학력별 임금 상승률이 앞으로 계속 유지된다고 해보자. 임금 상승률은 예금에 복리 이자가 붙어 원리금이 불어나듯이 임금을 높인다. 예컨대 내년(2년차) 고졸자 임금은 1704만원+1704만원의 8.3%인데, 달리 쓰면 1704×(1+0.083)만원이고, 3년차 임금은 1704×(1+0.083)×(1+0.083)만원이 된다. 이렇게 4년 동안 고졸자로 일한 임금을 합치면 7713만원이다. 여기에 4년간 대학 학비를 더한 1억원가량이 대학 진학의 주요 기회 비용이 될 것이다.
편익은 어떠한가. 만약 가정대로 대졸 임금 상승률이 3.7%로 유지된다면 4년 후 대졸자는 약 2886만원의 초임을 받게 된다. 그러나 고졸로 계속 일했을 때 같은 나이에 2344만원을 받을 것이므로 고졸 대비 대졸의 순편익은 이 해에 500만원 남짓이다. 이러한 순편익이 쌓여 이미 발생한 기회비용 1억여원을 넘고도 남으려면 오랜 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즉 고졸 임금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된다면 대학 진학의 순편익은 크게 줄어들게 된다.
2011년 전국 고교 졸업생 10명 중 7~8명이 전문대 이상 교육을 선택했다고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최고 수준이란다. 학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대학 진학에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지만 만약 높은 대학 학비, 대졸자의 낮은 취업률, 학력별 임금 격차 축소 등으로 대학 진학의 금전적 순편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면 학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바뀔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바뀔 때도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민세진 < 동국대 경제학 교수 sejinmin@dongguk.ed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