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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톡(7) 30년만의 국채의 가격

2012. 10. 05

지난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30년 만기 국채가 발행됐다. 며칠 새 모두 팔릴 만큼 인기가 좋았다고 한다.

국채란 정부가 돈을 꾸었다는 증서다. 일반적으로 채권에는 얼마를 언제까지 빌리고 그 기간 안에 어느 정도 이자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이번에 발행된 30년 만기 국채에는 정부가 매년 3% 남짓의 고정된 이자를 지급한다고 표시됐다. 대체로 신용도가 높은 나라가 낮은 이자에 국채를 발행할 수 있다. 재정위기가 심각한 스페인의 경우 지난 7월 발행한 3년 만기 국채 금리가 5%를 넘은 바 있다.

채권이 개인적으로 주고받는 차용증서와 다른 점은 아무나 발행할 수 없고, 사고팔 수 있는 시장이 있어 만기 전에도 돈으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다.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주체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한국은행이나 한국도로공사 같은 공공기관, 상법에 의해 설립하고 등기된 주식회사 등 법으로 정해져 있다. 아무나 발행할 수 없고 사고팔 수 있는 시장이 있다는 점은 거래소에 상장된 회사 주식도 비슷하다.

하지만 만약 회사가 부도나면 투자자가 주식을 가진 경우에는 회사의 일부를 소유한 주인이므로 투자한 돈을 모두 날리지만 채권을 가진 경우 회사에 돈을 빌려준 것뿐이기 때문에 회사의 남은 재산을 나눠 받을 권리가 있다.

그렇다면 채권을 사고팔 때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다른 물건들과 마찬가지로 채권 가격도 사려는 쪽(수요)과 팔려는 쪽(공급)의 보이지 않는 공방 속에 결정된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으면 채권이 귀해져 가격이 올라가고 반대로 공급이 많으면 채권이 흔해져 가격이 내려가는 것이다.

그런데 채권 가격이 오르내리면 채권을 사는 사람이 거둘 수 있는 수익률도 바뀌게 된다. 예컨대 원금 100만원에 1년 후 만기이고 별도 이자는 없는 채권이 있다고 하자. 이 채권 가격이 95만원이면 산 사람은 1년에 약 5%의 수익을 거두게 된다. 만약 채권 가격이 다음날 97만원으로 오르면 바뀐 가격에 채권을 산 사람은 1년에 약 3% 수익을 거두게 된다. 즉 채권 가격이 올라 만기 때 받을 원금에 가까워질수록 투자금 대비 수익률은 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채권은 다른 투자 상품들과 경쟁관계에 있다. 예컨대 예금은 은행에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상품이다. 따라서 시중 금리 수준이 떨어지면 경쟁 상품들의 수익률이 하락하는 것이기 때문에 채권 수익률도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채권 수익률이 하락하면 채권 가격은 올라간다. 채권 가격이 금리에 민감한 것은 이 때문이다.

30년 만기 국채 발행이 뉴스가 된 것은 30년 후에 돈을 받을 수 있다고 믿고 국채를 사는 사람들이 있을 만큼 우리나라 정부가 재정적으로 신뢰를 얻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30년 만기 국채를 발행하는 나라는 20여개국에 불과하다고 한다. 하지만 장기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고 안심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 빚은 갚으라고 있는 것이므로.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 sejinmin@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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