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공부방

(26) 경제정책의 진화

2012. 03. 22

[노택선 교수의 생생 경제]
(26) 경제정책의 진화

 세계적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각국 정부의 경제정책이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지난해 8월 제로금리 수준의 기준금리를 2년간 유지한다는 정책을 밝혔다. 그런데 지난달 이 같은 정책을 3년으로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또 지난해 9월에는 통화량에 영향을 주지 않고 장기 금리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변형된 공개시장조작 정책인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시행한 바 있다.

이런 정책의 변화는 더 이상 금리를 낮추기 어려운 초저금리 상태에서 경기회복을 위해 금리를 인하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으려는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이런 정책에 대해 일부에서는 그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향후 정책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는 점에서 그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즉 이미 금리가 매우 낮은 상태에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장기 금리를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고, 제로금리의 시한을 정해 두는 정책은 향후 경기회복과 이에 따라 물가가 상승할 경우 가장 중요한 정책수단을 포기하는 결과가 된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도 지난해 외환시장에 비공개로 대규모 개입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10월31일 하루 동안 8조7000억엔 규모의 개입을 공개적으로 했지만, 이후 나흘 동안 1조엔이 넘는 추가 개입을 비공개로 한 것이다. 엔화 가치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개입을 했던 것인데, 그동안 좀처럼 하지 않던 비공개 개입을 하고 이를 몇 달 뒤에 공개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시장 분석가들은 일본 정부가 비공개 개입 후 발표라는 방식을 통해 개입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즉 정부가 이런 비범한 대책을 강구할 만큼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을 시장에 보여주려 했다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이 같은 변형된 경제정책은 한마디로 구두개입과 같은 효과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금리인하가 아니라 금리를 올리지 않는 기간을 설정한 것이나, ‘비공개 개입 후 발표’와 같은 의지의 표현은 구체적인 정책 그 자체보다 정부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정책을 펴나가겠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구두개입의 경우 구체적인 경제정책이 뒤따르는지의 여부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일본은행이 지속적으로 돈을 풀겠다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엔화 가치가 2월 이후 달러당 79엔까지 급속하게 떨어진 것은 이런 점을 잘 보여준다고 하겠다. 시장 참여자들이 미국의 3차 양적완화 정책 여부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노택선 < 한국외국어대·경제학 교수 tsroh@hufs.ac.kr >

  • TESAT 시험일정
  • 단체응시 안내
  • 접수확인 및 수정
  • TESAT 통계자료
  • TESAT 공부방
  • FAQ
  • Q&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