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美 경제회복의 열쇠 `제조업 부활`
2012. 03. 22[노택선 교수의 생생 경제]
(25) 美 경제회복의 열쇠 `제조업 부활`
미국이 제조업에서 경기회복의 실마리를 찾으려 하고 있다. 자동차 가전 등 그동안 외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겨갔던 기업들이 하나둘씩 미국 내 생산을 늘려가면서 국내 일자리를 만들고 있고, 정부도 조세감면 등의 혜택으로 호응하면서 제조업 부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1980년대 말 미국 경제는 제조업 공동화라는 특징을 갖는다. 자동차나 가전 산업 등에서 한편으로는 외국으로부터의 공격에 쇠락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이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싼 임금을 찾아 제3세계로 생산기지를 옮겨갔다. 상대적으로 제조업은 비중이 크게 축소됐고, 그 자리를 금융업 등 서비스업이 채웠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1950년대 초 한때 30% 가까이 간 적도 있었지만 그 후 지속적으로 감소, 1980년대 이후 20% 아래로 떨어졌고 2000년대 들어서는 10%대 초반으로 급락했다. 반면 GDP에서 금융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50년대 10% 초반에서 꾸준히 증가, 2000년대 들어서면서 20%대에 진입하는 양상을 보였다.
‘디트로이트의 쇠퇴’로 상징되는 이 같은 양상은 큰 틀에서 보았을 때 그동안 미국 경제의 전개와 관련하여 많은 것을 설명해준다. 우선 1980년대 중반 이후 심화된 쌍둥이 적자가 그것이다. 제조업 약화는 수출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미국의 재정적자와 무역적자가 동시에 확대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이는 플라자-루브르 협정과 같은 국제공조에 의한 외환시장 개입이라는 유례없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로써 1973년 완전 자유변동환율제로 국제통화시스템이 전환된 이래 잠시나마 비교적 평화로웠던 세계경제는 외환과 무역을 둘러싸고 갈등을 키워왔다.
두 번째는 금융의 상대적 비대화로 인해 금융위기의 양상이 자주, 큰 폭으로 발생하기에 이르렀다.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제조업의 뒷받침 없이 첨단기법으로 무장한 금융업이 확대되면 이는 통제 불능의 머니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 2008년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이 같은 양상이 집약적으로 표출된 것이며, 금융위기는 빠르게 전 세계로 전파되면서 세계경제 위기를 초래했다.
세 번째로 이처럼 위기가 빈발하면서 실업의 변동성이 커졌다. 산업별 고용안정성에 관한 비교는 학술적으로 실증분석이 더 이루어져야 하겠지만, 산업구조 변화로 고용이 줄고 실업의 변동성이 대체로 커진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미국의 실업률은 1970년대 중반 이전 3~7% 선에서 변동했으나, 그 이후 4~10% 선으로 변동성이 커졌다. 물론 그동안 미국 경제가 겪었던 문제가 모두 제조업 부실에서 비롯됐다는 말은 아니지만, 제조업 약화가 경제 문제의 일단이었음을 깨닫고 이의 부활을 추진하는 모습은 비슷한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 장기적 관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다고 하겠다.
노택선 < 한국외국어대·경제학 교수 tsroh@hufs.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