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테샛, 2등급 이상 14%로 늘어…`열공` 효과
2010. 09. 02[경제토플 TESAT]
8회 테샛, 2등급 이상 14%로 늘어…`열공` 효과
제8회 시험 분석해보니
어려웠다는 반응 불구 고득점자 오히려 늘어
3등급 이상도 38%로 상승
평균점수 168점…S등급 없어
크론바흐 지수 0.847 역대 최고…문항 적정성·신뢰도 입증
제8회 테샛 지정 고사장 중 하나인 건국대에서 수험생들이 문제를 풀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지난달 29일 시행된 제8회 테샛 시험의 응시자 평균 성적은 168.00점(300점 만점)으로 지난 5회 이후 가장 높았다. 테샛 최고 등급인 S등급(270점 이상)을 받은 응시자는 없었으나 1등급(240~269점)과 2등급(210~239점)은 각각 전체의 2.28%,11.66%로 테샛 시행 후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제8회 테샛은 시험문제가 어려웠다는 수험생들의 반응이 많았다. 그러나 막상 채점을 해본 결과 테샛 응시자들의 저변이 크게 넓어지면서 성적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험생들이 어렵게 느꼈던 것은 도표를 활용하거나 지문이 긴 새로운 유형의 문제들이 일부 출제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험문항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크론바흐 알파 지수는 테샛 시험 시행 이후 가장 높은 0.847로 나타났다.
◆3등급 이상 38.16%
한국경제신문이 8회 시험 응시자 성적을 채점한 결과 이번 시험 최고득점자는 김동균씨(수험번호 1100071 서울대 대학원 경제학과 2년)와 김문수씨(1300064 서울대 경제학과 4년)로 동점인 268점을 받았다. 고교생 부문 대상은 한국외국어대부속고 2학년 김홍준군이 받는다. 김군은 250점으로 가장 높은 성적을 얻었다. 이어 심현준군이 2위로 최우수상을 수상하게 됐다. 고교생 동아리 대항전에서는 한국외국어대부속외고 Rational People팀이 최우수상을, 전국고교생학술동아리와 살레시오고 동아리가 우수상을 받는다.
1등급은 전체 응시자의 2.28%였으며 2등급과 3등급(180~209점)은 각각 11.66%, 24.22%로 나타났다. 이로써 3등급 이상은 전체 응시자의 38.16%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3등급 이상이 가장 많았던 시험은 지난해 11월 5회 시험으로 36.94%였다. 6회와 7회 때는 3등급 이상이 각각 36.88%, 33.87%였다.
이처럼 성적이 오르고 있는 것은 테샛을 전문적으로 대비하는 대학생들이 늘어난 결과로도 해석되고 있다. 실제로 3등급을 기록한 응시자는 응시자들이 증가하는 것에 비례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8회 시험 성적을 영역별로 보면 경제이론이 68.76점(이하 각 100점 만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경제(경영)시사와 상황판단은 각각 46.73점,52.50점으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전공별로는 경상계열이 174.43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인문사회계열 169.14점, 자연계열 164.07점 순이었다.
◆어떤 문제 출제됐나
8회에서 수험생들이 어렵게 느낀 것은 새로운 유형의 문제들이 일부 출제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8회 시험에서 영어 지문의 문항은 나오지 않았으며 그래프 통계표를 활용하는 유형의 문항이 비교적 많이 출제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실업 통계표를 제시하고 취업 동향을 추론 해석하는 문제,환율제도의 변천 과정 도표를 제시하고 각 체제 상황에 대한 이해도를 묻는 문제,은행세를 도입할 경우 예상되는 효과를 묻는 그래프 문제 등은 수험생들이 복합적인 사고를 해야 풀 수 있는 문제 유형들이었다. 그러나 이런 유형들도 경제 기초개념을 응용한 내용들이어서 정답률은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재무 분야의 시사문제나 경영 문제 비중이 다소 높았던 것도 이번 시험의 특징이다. 키코사태를 응용한 파생금융상품의 거래자별 수익구조,헤지의 개념,국제회계기준의 도입 효과,주주총회의 역할,리베이트의 경제학적 개념,내부자 거래의 개념 등을 파악하는 문항들도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정답률은 그렇게 낮지 않았다.
테샛 시험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한 고전 문제와 논리 문제는 이번엔 칸트와 애덤 스미스에서 출제됐다. 철학자 칸트의 '인류사의 억측적 기원'에서 시장경제의 역사적 기여에 대한 이해를 묻는 문제가 출제됐고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서는 소유경영과 전문경영인 경영체제에 대한 애덤 스미스의 통찰을 엿볼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됐다. 이들 고전 지문을 해석하는 유형의 문제들은 경제학에서 다루는 기초 개념들을 정확하게 이해하면 풀 수 있는 문제였기 때문에 정답률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의 시험과 같이 간단한 계산 문제들도 출제됐다. 복잡한 계산을 거쳐야 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 논리를 알면 간단한 암산이나 한두 단계의 추리만으로도 쉽게 정답을 맞힐 수 있는 문제들이었다.
오춘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
◆테샛 고교생경시대회 개인부문 수상자
△대상=김홍준
△최우수상=심현준
△우수상=김승덕 김무성 채용욱
△장려상=박민지 이진솔 허재호 남건우 윤남균 임문혁 고은석 박도훈 석희재 문희성 김누리 박주연 김소연 이경한 김혜진 박준성 서정원 박종환 이진우 변준성 전준우 정다훈 신일식 이지아 곽성원 안윤선 목연주 한종석 좌민상 심경은 마동한 전창익 하영훈 조영희 조성혁 강지우 이장원 한재삼 박지훈 윤영규 이유상 송준혁 김선민 장지영 윤덕규 김제우 김현준 김동욱 황인성 이제윤
◆테샛 고교생 동아리 대항전 수상팀
△최우수상=한국외국어대부속외고 Rational People
△우수상=전국고교생학술동아리,살레시오고
[경제토플 TESAT]
정갑영 출제위원장 "기초이론 바탕으로 현상 분석력 키워야"
경제이론을 정확하게 이해한다는 것은 어떤 현상을 어떤 과정을 거쳐 분석했는가를 이해하고,이론을 복잡한 현실세계에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 가는 것이다. 8회 시험에서는 필요한 통계자료를 지문으로 주고,경제이론을 응용해 해답을 구하는 문제가 두드러진다.
이번 테샛에서도 경제학의 사회과학적 특성을 반영해 시사성 있는 문제를 중점 출제했다. 총선이 끝난 뒤라서 공공선택이론에서 많이 응용되는 중위투표자 이론을 출제했고,스마트폰 열풍과 더불어 정보기술(IT) 및 정보 관련 이론도 다수 포함됐다. 시장경제가 작동하지 못하는 시장실패에 관련된 문제도 늘렸다. 글로벌 경제에 관련된 환율과 국제금융 등의 기초지식을 묻는 질문,최근의 시사적 이슈와 관련된 문항도 비중 있게 처리했다.
기업 경영이나 회계 관련 문제는 시사성이 있거나 기초적인 개념,국제적으로 중요성이 높아가는 주제들에 관한 문항을 출제했다. 모든 문항을 경제학 원론의 범위에 적합하게 조정했으며,주제별로 안배해 특정 항목에 치우치지 않게 하는 데도 노력했다. 경제체제나 경제학 고전에 관련된 깊이 있는 문제들도 고루 출제했다. 이런 고려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문제들은 경제학의 중요한 기본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승훈 교수의 경제학 멘토링]
韓銀의 독립성이 중요한 까닭
물가가 오르면 돈 가치는 떨어지고,반대로 내리면 올라간다. 물가 상승 또는 하락은 순전히 화폐 가치를 변화시킴으로써 개인의 노력과 무관한 소득재분배를 초래한다. 애써 벌어놓은 소득의 가치를 도둑맞기도 하고 불로소득을 얻기도 한다. 사람들은 물가가 급등하면 현금 대신 부동산과 같은 실물을 보유하고 급락하면 현금을 택한다. 현금은 교환의 매개가 아니라 투기의 수단으로 바뀌고 기업은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투자를 유보한다. 급격한 물가변동은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물가 상승은 결국 생산 비용의 상승,또는 수요 증대 때문에 발생한다. 생산 비용이 높아져서 발생하면 '비용추상인플레이션(cost push inflation)'이고,수요가 증대해 발생하면 '수요견인인플레이션(demand pull inflation)'이다. 과거 1970년대 산유국들이 단결해 국제원유가를 대폭 인상했을 때 전 세계가 겪은 물가 상승이 '비용추상인플레이션'이었다. 개도국이 경제 개발 과정에서 통화를 증발해 부족한 저축을 메우면 '수요견인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우리나라는 물가 상승이 우려될 때마다 전기료와 전철요금 등 공공요금을 동결하는 조치를 취하곤 한다. 정부의 가격 통제는 반시장적이지만,'비용추상'형 요인을 통제해 물가 상승의 압력을 줄이는 효과를 거둔다. 그런데 화폐경제에서 물가와 가장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변수는 뭐니뭐니해도 단연 통화량이다. 원래 물가는 시중에 유통되는 통화량이 적정 수준보다 더 많을 때 상승한다. 물가를 관리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통화량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통화량을 관리하는 한국은행은 물가관리의 최종 책임을 진다.
한은은 국민이 부당하게 소득을 빼앗기거나,불로소득을 얻는 일이 없도록 물가관리에 만전을 기해 투기적 요인을 배제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선거철만 되면 선심성 정책사업을 집행해 표를 얻고 싶어 한다. 정부가 한은을 통제하면 선심사업을 벌이고 싶은 정치적 이유로 통화량을 증발해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공산이 크다. 중앙은행을 정부로부터 독립시켜야 하는 까닭은 이 때문이다.
물가 안정과 고용 증대는 거시경제정책의 양대 목표다. 그런데 물가 안정을 위해 통화량을 긴축하면 총수요가 감소하여 실업이 늘어난다. 거꾸로 총수요 확대로 고용을 늘리기 위해 통화량을 늘리면 이번에는 물가가 상승한다. 영국의 통계자료로부터 도출한 '필립스곡선(Phillips curve)'은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 실업률이 높아짐을 보여줬다. 총수요관리정책으로는 고용과 물가라고 하는 두 마리의 토끼를 함께 잡지 못하는 것이다. 반시장적 총수요관리보다는 실업은 투자 확대로 풀고 물가는 통화관리로 안정시키는 것이 정답이다.
이승훈 <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