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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사는 `이론의 보고`…숨은 논리 곱씹어야

2010. 04. 08

[경제토플 TESAT]

경제기사는 `이론의 보고`…숨은 논리 곱씹어야

테샛 시험은 한국경제신문을 교재로 하는 테스트가 아니다. 그렇지만 한경을 매일 읽으면서 경제 지식을 늘리고 또 축적된 지식을 활용하는 습관을 붙이면 스스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힘이 자연스레 생긴다. 이것이 바로 경제지력(經濟知力)이다. 모든 경제 기사에는 복합적인 경제이론이 들어 있다. 교과서의 이론이 현실에 적용되는 것이 바로 경제 기사이기 때문에 경제지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제 기사를 읽는 것도 중요하다.
신문을 매일 정독하기는 어렵지 않다. 시간을 잘 쪼개 쓰면 신문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테샛 수험용으로 볼 때는 문제가 달라진다. 경제 기사 속에 포함돼 있는 상황을 분석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다음의 테샛 문제를 한번 들여다 보자.

[문제] 아래 기사에 나온 상황에 대한 다음 보기의 부가적 설명으로 잘못된 것은?

수출주도형 아시아 국가들이 이중고에 처했다.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달러화에 연동된 중국 위안화가 동반 하락하자,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의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들 아시아 국가들은 국제사회로부터 '국제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내수 중심으로 경제를 개편하라'는 요구까지 받고 있다.

- ○○신문 10월27일자-


① 금융위기가 진정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완화돼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② 최근 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 통화의 위안화 대비 환율은 상당히 절상됐다.
③ 아시아 국가의 중앙은행은 환율 안정을 위해 달러화를 매입하려고 했을 것이다.
④ 미국도 소비를 늘리고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 세계 경제 회복에 기여하는 게 바람직하다.
⑤ 중국은 2005년 7월 통화바스켓제도를 도입해 위안화를 16% 절상했지만 최근에는 사실상 고정환율제처럼 운영하고 있다.


[해설]  이 문제는 최근의 세계적 금융위기 과정에서 발생한 글로벌 불균형 현상을 다루는 기사에 대한 이해도를 묻고 있다. 글로벌 불균형은 중국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과의 무역에서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면서 발생하는 불균형을 말한다. 물론 미국은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를 보인다. 글로벌 차원에서 흑자국과 적자국이 뚜렷이 엇갈리는 것이다.

이 기사는 글로벌 불균형으로 인한 아시아 국가의 상황을 설명한다. 아시아 국가들 입장에서는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자국의 화폐가치가 상대적으로 상승하는 통화 절상을 피할 수 없고,그렇게 되면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기 때문에 자국 통화가치를 낮게 가져가고자 한다.

이들 국가는 중국과도 무역을 많이 하기 때문에 중국의 위안화 가치에도 관심이 많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달러화와 연동되도록 해놓고 있어 달러화 약세에 따라 위안화도 약세를 유지하면서 인근국들에 적지 않은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글로벌 불균형의 구조를 파악하는 외에도 위안화 환율 결정 메커니즘과 아시아 국가들 간의 무역구조도 알아야 한다. 단순히 환율과 무역의 이론적 개념뿐만 아니라 현실에서 실제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분석력도 필요하다. 달러화 가치 하락이라는 사실을 놓고 중국과 미국,아시아 국가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추론을 통해 파악해야 한다.

이것이 경제뉴스 읽기의 중요성이다. 환율에 대한 기초 지식이 귀납적 증거들을 축적한 다음 구체적 현실에 다시 연역적으로 적용되는 추론 과정이 모두 필요한 것이다. 테샛은 이런 문제들에 높은 점수를 배점하고 있다. 정답 ④

오춘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


[이승훈 교수의 경제학 멘토링]

세계화시대 일거리엔 국적이 없다 
 
지난 2월 우리나라 실업자는 116만9000명이고 실업률은 4.4%로 집계됐다. 실업은 사회적 분업으로부터 일시적 퇴출을 뜻하는데 퇴출당한 실업자는 소득을 얻을 길이 없다.

시장경제에서는 각 개인이 자신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므로 실업은 실업자의 생존을 위협한다. 물론 고용보험이 한시적으로 실업수당을 지급하기는 한다. 그러나 실업자가 급증한 가운데 재취업이 지연되는 사태가 지속된다면 고용보험의 지급능력도 결국 한계에 이를 것이다.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으면 고용문제에 경보가 울린 것으로 보통 해석한다. 당연히 일자리 창출이 당장 시급한 정책과제로 부상했다. 일자리가 줄어든 까닭은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다시 일자리를 늘릴 수 있을까?

정부와 공기업 등 공공부문이 일자리 제공에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에서부터 일자리 나누기가 필요하다는 발상에 이르기까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제안으로 여러 가지가 제기되고 있다.

일자리가 줄어드는 이유는 간단하다. 일거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일거리만 늘어난다면 일자리도 금방 다시 늘어난다. 일자리 만들기 정책은 바로 일거리 늘리기 정책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일거리인가?

이에 대한 대답도 간단하다. 아무도 사가지 않을 것을 만드는 일은 시장경제에서는 결코 일거리가 아니다. 사람들이 돈 주면서 시키는 일이 일거리다. 서민들의 수요도 일자리를 만들지만 돈 많은 부자들은 일거리를 더 많이 만들어낼 수 있다.

불황에는 사람들이 지갑을 닫으므로 일거리가 줄어들게 마련이다. 특히 서민들은 불황에 더 움츠린다. 최근의 불황이 전 세계적인 것인 만큼 실업도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라 세계적 현상이다. 세계 전체의 일거리가 줄어들면서 우리나라의 일거리도 줄어든 것이다. 불황이 끝나면 일거리도 자연히 늘어나겠지만 당장 실업 사태가 절박하다는 점이 문제다.

가장 손쉽게 일거리를 만드는 방법으로 불황에 덜 민감한 돈 많은 부자들이 돈을 쓰도록 여건을 조성하면 된다. 골프비용이 더 싸지도록 규제와 세제를 완화하고,영리 의료법인을 허용하면 한국의 부자는 물론 중국의 부자들도 몰려와서 돈을 쓸 것이다. 교육을 자유화하면 기러기 가족들의 해외 유학 비용이 국내 교육 부문에 지출될 것이다. 이들이 국내에 푸는 돈만큼 일거리가 생기므로 그만큼 국내 일자리가 늘어난다.

또 경기회복이 늦어져서 세계 전체의 일거리가 늘지 않는다면 지금 있는 일거리라도 우리나라에 더 많이 끌어오는 정책이 필요하다.

세계화의 시대에 일거리에는 국적이 없다. 해외로 나가려는 국내 투자를 붙잡아두고 외국인투자를 국내에 유치해야만 국내의 일거리가 늘어난다. 세계 각국은 법인세 등 세금을 감면하고 각종 규제를 철폐하면서 서로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승훈 <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


[경제토플 TESAT]

성장이 분배개선 시발점이다

● 금주의 칼럼
☞ 한국경제신문 4월7일자 A39면

성장과 분배는 오랫동안 소모적 논쟁의 대상이었다. 성장우선론자들은 "먼저 '성장'을 해야 나눠 가질 게 생긴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분배중시론자들은 "'분배' 없는 성장은 소수 사람의 배만 불린다"고 맞선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는 "이런 논쟁은 오해와 편견의 굴레에 사로잡힌 것으로 성장을 통한 분배 개선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제적 불평등도를 측정하는 척도인 지니계수가 우리나라의 고도성장기인 1980~90년대엔 0.26 정도로 양호한 분배 수준을 유지했지만,외환위기 이후의 저성장 시기엔 분배가 오히려 악화돼 0.30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지니계수는 0~1 사이의 수치로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다.

강 교수는 "과거 정부는 성장과 분배가 상호 대립적 관계라는 인식 아래 고소득층의 소득 감소를 통해 분배 개선을 유도하려는 정책을 실시했지만,평균소득 감소로 경제성장을 저해했을 뿐만 아니라 소득분배 악화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성장이 사람들을 선하게 만든다는 주장도 눈여겨볼 만하다. 미국 하버드대 벤저민 프리드먼 교수는 자신의 저서 '경제성장의 미래'에서 "경제성장은 절대다수 사람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고,이로 인해 사람들이 좀 더 개방적이며 관대하고 민주적이 된다"며 "사람들이 선해지면 이는 다시 새로운 성장의 기반이 된다"고 강조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 2010년 4월8일자 A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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