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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경제 2> 비만세의 운명

2012. 11. 20

'착한 의도'가 항상 '좋은 결과'를 낳진 않는다

덴마크 비만세의 운명


덴마크 정부가 도입 1년 만에 비만세를 폐지하기로 했다고 AFP통신 등이 10일 전했다. 설탕이 포함된 제품에 세금을 부과하려던 계획도 취소했다. 사민당이 이끄는 중도 좌파 연정은 내년 예산안 협상 과정에서 일부 야당과의 협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 - 11월12일 한국경제신문

☞ 지난해 세계 최초로 고지방 식품에 비만세를 도입해 관심을 모았던 덴마크가 1년 만에 이를 폐지키로 결정했다. 국민 건강도 중요하지만 경제와 일자리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임 우파 정부는 지난해 10월1일부터 지방 함량이 2.3%를 초과하는 고지방 식품에 대해 포화지방 1㎏당 16덴마크크로네(약 3400원)의 비만세를 부과했다.

국민의 47%가 과체중이고 13%가 비만인 상황에서 고지방 식품에 세금을 부과해 섭취를 줄이려는 의도였다. 세금이 부과되자 버터 가격은 14.1%, 올리브유는 7.1% 올랐다. 그러자 피자, 우유, 식용유, 고기, 조리식품 등의 가격도 줄줄이 뛰었다. 하루아침에 식습관을 바꿀 수 없었던 국민들은 보다 싼 식품을 사기 위해 독일 국경을 넘었다. 문을 닫는 덴마크 식품가게들이 증가했고 실업자 또한 늘어났다. 당초 덴마크 정부는 비만세를 물리면 국민의 지방 섭취량이 10% 줄고 버터 섭취량은 15% 감소해 비만 인구의 비율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또 세수(세금수입)가 약 15억덴마크크로네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덴마크는 세계 최초로 트랜스지방 사용을 금지하는 등 국민 건강을 위해 선도적인 모습을 보인 나라였다. 하지만 비만세의 부작용은 만만치 않았다. 덴마크의 비만세는 세금이 좋은 의도로 부과되더라도 당초의 정책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오히려 나쁜 결과를 초래한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선의(善意)가 꼭 좋은 결과만을 가져오진 않는다. 정치인들이 선거철에 무수하게 외치는 공약 가운데도 비만세와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게 상당수다.

1696년 프랑스 루이 14세와의 전쟁 자금이 필요했던 영국 윌리엄 3세는 주택 창문 개수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창문세를 도입했다. 그러자 종국에는 창문 없는 집까지 등장했다. 프랑스는 창문의 폭에 따라 세금을 매겼다. 프랑스 국민은 폭이 좁은 창문을 만들고 창문을 출입문으로 사용해 세금을 피했다. 러시아의 표트르 대제가 나라 곳간을 채우기 위해 귀족들이 목숨처럼 아끼는 수염에 세금을 매기자 귀족들은 수염을 모두 밀어버렸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관계없이 정부가 보조금을 주는 보편적 복지도 당초 의도와는 달리 국민들의 일할 의욕을 꺾고 도덕적 해이를 유발한다. 정부의 정책이나 정치인의 ‘착한 공약’이 ‘나쁜 결과’를 낳지 않으려면 책상머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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