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톡(11) 기업과 이익
2012. 11. 01민세진 교수의 경제학 톡 (11)
민세진 < 동국대 경제학 교수 sejinmin@dongguk.edu >
올해 3분기 경영 실적에 대한 기업들의 공시가 시작되었다. 실적이 예상치보다 훨씬 저조할 때를 일컫는 ‘어닝 쇼크(earning shock)’나 실적이 예상치보다 훨씬 높을 때 주로 쓰는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 같은 용어도 언론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다.
기업의 실적은 무엇으로 판단할까? 기업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곳이므로 기업의 실적은 주로 생산한 것을 얼마나 팔았는지(매출)와 팔아서 얼마나 남겼는지(이익)를 본다. 이익은 매출에서 비용을 뺀 것이다. 기업의 매출, 비용, 이익 등은 기업이 외부에 공개하는 손익계산서에 드러난다. 손익계산서는 기업이 자신의 금전적 상황을 외부에 공개하기 위해 작성하는 재무제표 중 하나인데, 매출로부터 부수적 이익을 더하고 여러 비용을 빼서 각종 이익들을 구한다.
예를 들어 영업이익은 매출에서 매출원가, 판매비, 일반관리비를 뺀 것으로 주된 영업 분야에서 발생한 이익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한편 당기순이익은 기업의 최종적 이익으로서 중요한데 영업이익에 영업외수익, 특별이익을 더하고 영업외비용, 특별손실을 뺀 후에 기업의 소득세라 할 수 있는 법인세까지 뺀 것이다.
경제학에서는 손익계산서의 이익을 ‘회계상 이익’이라 부르고 ‘경제학적 이윤’과 구분한다. 경제학적 이윤은 수익에서 비용을 뺀 것인데, 회계상 이익과 경제학적 이윤의 차이는 비용에서 생긴다. 회계상 비용은 기업이 명시적으로 지출한 비용들만을 반영하는 반면 경제학적 비용은 모든 기회비용을 포함하는 것이다.
예컨대 기업이 새로이 투자를 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 기업은 자금을 은행에서 빌릴 수도 있고, 기업 내부의 현금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이때 은행에서 빌린 자금에 대해 기업이 은행에 명시적으로 지불하는 이자는 영업외비용으로 손익계산서에 들어간다. 하지만 내부 현금을 사용한 경우 이 돈을 은행에 넣어두었더라면 받을 수 있는 예금 이자 등의 기회비용은 회계상 비용으로 포착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기업이 신규 투자에 대해 똑같은 매출증대 효과를 보았다 하더라도, 내부 현금을 사용한 경우의 당기순이익이 은행에서 자금을 빌린 경우의 당기순이익보다 크게 나타난다. 내부 현금을 사용한 기업의 실적이 회계상 좋아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회계상 이익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기회비용을 빠짐없이 계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회계상 이익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적 이윤보다 더 활용되고 있다.
만약 손익계산서를 통해 기업 생산활동의 모든 기회비용이 반영되고 경제학적 이윤이 드러난다면 결과적으로 매출 대비 이윤 규모는 기업들 간 비슷할 것이다. 이윤율이 지속적으로 저조한 기업이라면 그 주주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다른 기업들로 눈을 돌릴 것이기 때문이다. 즉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한 기업들은 엇비슷한 경제학적 이윤율을 거두고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경쟁을 지향하는 경제학은 생존과 도태도 담담하게 말한다. 경제학이 냉정한 학문이라 불리는 것은 그 때문이 아닐까.
민세진 < 동국대 경제학 교수 sejinmin@dongguk.ed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