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공부방
<시사경제 66> 통화승수
2013. 09. 02
시중에 돈이 얼마나 잘 도는지 뭘 보면 알지?
경제위기와 통화승수 한국, 미국, 일본 모두 중앙은행이 경기회복을 위해 막대한 돈을 풀었지만 돈이 잘 돌지 않고 있다. 한국의 본원통화는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지만 통화승수는 2000년대 들어 최저 수준이다. 미국과 일본도 통화승수가 최저로 떨어졌다. - 8월21일 한국경제신문 
☞ 시중에 돌아다니는 화폐의 양(통화량)은 나라경제(거시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체로 화폐 유통량이 많으면(다시 말해 중앙은행이 돈을 많이 풀면) 산출량(GDP)이 증가하고 고용(일자리)이 늘어난다. 물가는 오름세를 보인다. 반대로 화폐 유통량이 적으면(다시 말해 중앙은행이 돈을 회수하면) 물가는 안정세를 보이는 반면 산출량(GDP)은 줄어들고 고용(일자리)도 축소된다. 하지만 돈을 아무리 많이 풀어도 은행이나 가정의 금고에만 잠겨 있거나, 돈이 유통되는 속도가 떨어지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반감된다. 이런 돈의 유통 속도를 보여주는 게 바로 통화승수다.
통화승수(money multiplier)란 중앙은행이 공급하는 통화인 본원통화가 1단위 증가했을 때 통화량이 몇 단위 증가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통화량을 본원통화로 나눠 산출한다. 예를 들어 통화승수가 5배라면 중앙은행이 본원통화를 1억원 공급하면 시중의 통화량은 5억원이 된다는 뜻이다. 예금은행들이 중앙은행이 공급한 본원통화를 활용해 신용창조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통화승수는 현금통화와 예금통화의 비율인 현금통화비율과, 고객의 반환요구에 대비해 예금 중 일정 비율을 의무적으로 갖고 있어야 하는 지급준비율에 의해 결정된다. 통화승수는 단기적으로 안정적이지만 경제가 비상시일 때는 출렁거리게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국의 통화승수는 평상시 수준을 크게 밑돌았다. 시중에 돈이 잘 돌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게 바로 세계 각국의 ‘통화 폭탄’에도 불구, 경기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은 반면 물가는 안정세를 유지한 이유다. 실제로 한국의 통화승수는 6월 말 현재 18.7배로 2000년대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의 통화승수는 2000년대 초 20~27배 사이에서 오르내리다가 2006년 10월 29.3배로 정점을 찍은 뒤 작년 3월(18.7배) 처음으로 20배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과 일본도 통화승수가 하락세다. 미국 통화승수는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2008년 8월 9.2배에서 2011년 3월(3.8배) 4배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 4월 3.5배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통화승수는 2010년 초 11배 수준이었으나 지난 4월 7.5배, 5월 7.3배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통화승수가 낮아진 것은 경제 주체들이 미래를 불확실하게 보고 돈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주체들이 돈을 움켜쥐고 있는 유동성함정(liquidity trap)에 빠져 있는 징후로 볼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