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시험 1교시로 `테샛` 치른 대기업도
2010. 05. 03[경제토플 TESAT]
입사시험 1교시로 `테샛` 치른 대기업도
●7회 시험이모저모
전국 23개 고사장서 치러…"문제 6회보다 다소 어려워"
승진 앞둔 직장인 응시도 늘어
서울 지역 테샛 지정고사장이 한 곳인 건국대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문제를 풀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테샛(TESAT · 경제이해력검증시험) 7회 시험이 2일 전국 11개 일반 고사장과 12개 특별고사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수험생들은 오전 10시부터 11시40분까지 100분 동안 경제이론 경제시사 상황판단 등 3개 영역의 80문항을 풀며 갈고닦은 경제 실력을 발휘했다. 특히 이날 고사장에는 회사 내 승진을 위해 응시한 직장인들이 눈에 많이 띄었고 특별고사장에서는 모 대기업이 신입사원 선발시험의 한 과목으로 테샛 시험을 치렀다. 단순히 신입사원 채용 기준을 넘어 아예 테샛 시험을 채용시험 과목으로 활용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 정두언 배은희 의원은 경제 정책을 다루는 의원으로서 경제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점검하고 싶었다면서 고사장을 찾았다.
◆"약간 어려웠다"
"6회보다 어려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특히 경제이론과 시사가 복합돼 있는 시사 응용 문제가 까다로웠다는 의견이 많았다. 건국대에서 시험을 본 안종범씨(27 · 홍익대 경제학부 4학년)는 "경제학 전공자로서 실력을 확인하고 싶어 테샛을 총 다섯 번 봤다"며 "7회는 6회보다 지문이 길고 어려운 문제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안씨는 지난해 5월 3회 시험에서 1등급을 받은 '실력파'다. 대학 연합동아리 쿠세아(KUSEA · 한국대학생경제학회)의 회원으로 활동하는 한국외대 3학년 남학생은 "세 번째 시험인데 갈수록 심층 지식을 요구하는 것 같아 더 많은 공부량이 필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장연희씨(28 · 상명대 사회교육대학원생)는 "언론사 입사시험을 준비하면서 경제기사를 꼼꼼히 읽은 것이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창덕여고 3학년 오현지양(19)은 "수능에 앞서 경제실력을 점검하려고 테샛을 봤는데 시사 문제는 어려웠다"며 "수능이 끝나면 신문을 더 많이 읽고 다시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1회부터 테샛에 계속 응시하고 있는 장현중씨는 난이도는 6회와 비슷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제 문제 유형은 익숙하지만 테샛은 공부하는 즐거움이 있다"고 응시 배경을 설명했다.
◆"승진 위해 응시"
서울 당산중에서 시험을 치른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최준호씨는 승진을 위해 응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부터 관리자급으로 승진하려면 테샛에서 20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아침마다 한경을 꾸준히 읽은 덕분인지 문제는 예상보다 쉽게 느껴졌다"고 밝혔다. SC제일은행도 테샛 성적이 우수한 임직원들에게 연수시간을 공제해 주는 등 인센티브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가구업체인 퍼시스 삼양사 한국증권금융 등도 테샛 성적을 승진 인사에 반영하고 있다. 자기계발을 위해 응시한 직장인들도 눈에 띄었다. 대전여중에서 응시한 이희광씨(한국조폐공사 기술연구원)는 화폐 제조 업무를 하면서 경제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그 방법의 하나로 테샛에 응시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테샛 문제에서 아주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며 계속 응시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학 단체 응시 크게 늘어
이번 7회 시험에는 대학 단체 응시생들이 많았다. 부산의 동아대 학생들이 학교에서 단체로 250여명 응시한 것을 비롯 영남대 건양대 강원대 상명대 중앙대 울산대 제주대와 한국외대부속외고 창원경상고 제주오현고 부일외고 등이 학교에 특별고사장을 마련해 학생들의 테샛 응시를 지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
[경제토플 TESAT]
정두언ㆍ배은희 의원 "정말 좋은 시험이네요. 공무원들도 봤으면…"
테샛 치른 정두언ㆍ배은희 의원
"단순경제 이론 아닌 실생활 연계 문제"
"시험 준비하며 경제마인드 넓어져…정책 세울때 도움될 듯"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과 배은희 의원도 고사장을 찾았다.
국회에서 교육전문가로 명성을 얻고 있는 정 의원은 "시험을 치러 보니 경제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반성이 든다"며 식은땀을 닦았다. 그는 "단순 경제이론이 아닌 현실 상황과 연결된 문항들이 많았다"며 "정책을 세울 때도 이런 현실적인 경제감각을 갖고 있으면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특히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경제이해력이 높은 취업준비생을 채용하는 것이 중요한 일일 것"이라며 "정책 입안자나 교수들도 시험을 보고 현실 경제 감각을 기르면 좋을 것 같다"고 테샛 시험을 권했다.
IT 전문가인 배 의원도 시험을 마치고 "보통의 경제상식 문제와는 차원이 다른 시험이었다"며 "단편적 경제상식이 아니라 그 지식을 어떻게 현실에 적용하게 한 것인가에 대한 출제자의 고민이 문제 곳곳에 숨어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지식경제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나름 경제를 좀 안다고 생각했는데 테샛 시험을 보니 경제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했음을 느꼈다"며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경제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 경제분야뿐 아니라 다른 과목을 전공하는 학생도 사회 전체에 대한 안목을 넓히기 위한 방법으로 테샛 응시를 적극 권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배 의원은 또 "테샛이 많은 공공기관과 일반기업에서 인재채용 · 인사이동 지표로 활용하고 있을 정도로 '경제 지력 · 사고력 테스트'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테샛 시험을 본 국회의원은 고승덕, 조윤선, 김용태,김재윤 의원 등 모두 6명으로 늘어났다.
구동회/박신영 기자 kugija@hankyung.com
[경제토플 TESAT]
"테샛 고득점 선배들 취업 희소식…250명 단체시험 공고 내자마자 마감"
학교에 특별고사장 마련한 동아대 취업담당 이인용씨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테샛 응시자 250명 모집공고를 학교 홈페이지에 올렸는데 1시간30분 만에 마감돼버렸죠." 동아대 취업정보실의 이인용 취업담당은 2일 "테샛이 학생들에게 이렇게 인기가 좋은 줄 몰랐다"며 "뒤늦게 수십명의 학생이 응시할 수 없느냐고 문의를 했지만 마감이 돼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씨는 "지난해 130명이 테샛에 응시했는데 비교적 좋은 성적(2,3등급)을 받은 15% 정도의 학생들이 대부분 삼성과 대우조선해양 등 대기업에 들어가거나 성적이 좋아야 취업할 수 있는 학교 교직원이 됐다"면서 "이 같은 사실이 퍼져나가면서 상경계 취업동아리인 '리더스 클럽'뿐 아니라 인문 · 법학부 학생들도 테샛에 응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테샛 덕택에 학생들의 공부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로 한국경제신문만을 가볍게 보면서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응시생들에게 물어보니 한경을 꼼꼼히 정독하는 것은 물론 경제학 개론 등 기본서를 함께 보면서 경제상황을 이론과 실무 측면에서 분석하는 공부방법을 선호하고 있었습니다. "
그는 취업을 지도하는 입장에서 볼 때 테샛이 최적격 시험이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경제상식과 경제를 제대로 공부했는가를 측정할 수 있고,사회에 나가 실무에서도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 동아대에선 금융계와 대기업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은 최근 테샛 공부를 필수적인 것으로 여길 정도로 학습이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 이씨는 "이번 테샛 시험에는 1등급을 받는 학생들이 많이 나와 좋은 직장에 취업하고,더 많은 학생들이 이를 본받아 공부하는 분위기를 확산시켜 나갔으면 좋겠다"며 "하반기 테샛시험에는 시험응시자 모집을 300명 이상으로 늘려 많은 학생이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경제토플 TESAT]
일본인 노데 히토에씨 "2등급 받아 승진 도움됐으면 좋겠어요"
외국인도 테샛 응시
SC제일은행 이태원점 근무
"경제이론과 현실 경제 이슈는 별개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테샛을 통해 경제 현장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경제이론에 접목해 해결하는 경제지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느꼈습니다. "
일본 국적의 노데 히토에씨(26)는 테샛 성적을 잘 받아 승진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테샛 문제가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2등급은 무난하게 받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문제를 풀어가면서 아직 공부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노데씨는 SC제일은행 이태원 지점에서 창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아버지가 일본인인 노데씨는 어릴 때부터 한국에서 성장해 한국말이 유창하다. 지난해 SC제일은행에 입사했다. "취업할 때 서류 기입상에서 일본 국적이 불편한 경우가 많았어요. 하지만 테샛은 외국인의 등록번호를 명시할 수 있도록 해줘 외국인을 배려하고 있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
SC제일은행은 테샛 성적이 좋으면 사내 의무 연수 시간을 줄여주는 테샛 시험 연수시간 인정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 4등급 이상이면 응시료를 전액 지원한다.
오춘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
테샛 5000여명 응시
테샛(TESAT · 경제이해력 검증시험) 제7회 시험이 2일 전국 11개 일반 고사장과 12개 특별 고사장에서 5000여명의 수험생이 참가한 가운데 치러졌다. 이날 지정 고사장 중 한 곳인 건국대에서 신입사원 채용시험을 동시에 실시한 모 대기업은 1교시 과목으로 테샛 시험을 쳐 주목받았다. 시험을 마친 응시자들이 건국대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