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공부방
<시사경제 60> 집중투표제
2013. 07. 15
지배구조 선택은 기업 자율에 맡기는 게 '정답'
집중투표제 의무화
집행임원제,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경영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권종호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8일 열린 세미나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집행임원제 의무화 방안에 대해 “(정부가) 대주주의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도입하려 한다”고 밝혔다. - 7월 9일 한국경제신문
☞ 이사, 상무, 전무, 사장 등 회사의 중요 결정을 내리는 사람을 임원이라고 부른다. 이들을 다시 세분하면 등기임원(등기이사)과 집행임원(집행이사)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들을 구분하는 기준은 회사의 경영 전반에 걸쳐 중요 사항을 의결하는 법적 기구인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여부다. 등기임원은 이사회 구성원으로 이사회에 참여해 의결권을 행사할 권한이 있다. 등기임원은 주주총회(주총)에서 선임하고 퇴직금이나 연봉 한도 등도 주총에서 결정한다. 반면 집행임원(비등기임원)은 이사회 참가와 의결권이 없다. 이사회에서 결정된 사항을 실무적으로 집행하고 감독하는 권한을 가진다. 이처럼 등기임원과 집행임원을 따로 두는 것은 의사 결정과 집행을 분리해 경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자는 뜻이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등기임원이 집행임원을 겸임해도 되고 그렇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법무부는 최근 집행임원을 따로 선임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안을 내놨다. 집행임원제를 시행하면 기업의 의사결정 및 집행 권한을 이사회가 모두 갖는 게 아니라 이사회는 의사결정과 감독기능만 갖고, 집행기능은 집행임원에 맡기게 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집행임원과 등기임원을 분리하는 것은 해당 기업 자율에 맡겨야지 법으로 강제할 사항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김정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집행임원제를 도입한 일본 소니가 그렇지 않은 도요타, 캐논보다 실적이 좋지 않다”며 “어떤 지배구조를 갖느냐는 개별 기업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집중투표제 의무화도 마찬가지다. 집중투표제는 기업이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주들에게 1주당 선출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소액주주들이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임원들을 쉽게 선출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누적투표제라고도 한다. 예를 들어 A, B, C 3명의 임원을 뽑는 주총에서 한 주주가 100주를 갖고 있을 경우 예전에는 3명에게 각각 100주의 찬·반권을 가졌지만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면 A 임원에게 찬성 또는 반대 300표를 던지고 B, C 임원 선임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포기할 수 있다. 박수영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면 외국 투기자본에 의해 국내 기업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고 전했다.
-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