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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경제 43> '디플레 파이터'로 역할 바뀐 중앙은행들

2013. 05. 13

'디플레 파이터'로 역할 바뀐 세계의 중앙은행들

세계의 금리 인하 전쟁

유럽과 인도에 이어 호주도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까지 낮추면서 글로벌 금리 인하 기조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호주중앙은행(RBA)은 7일 기준금리를 연 3.0%에서 2.75%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호주 기준금리가 3% 밑으로 떨어진 것은 1960년 1월 이래 처음이다. - 5월 8일 연합뉴스

☞세계 각국이 다시 금리 낮추기 경쟁에 돌입했다. 중앙은행이 돈을 무차별적으로 푸는 양적완화에서 이젠 금리 인하 경쟁으로 ‘경제 살리기 전쟁’의 전선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의 책무도 ‘인플레 방지’라는 전통적 목표와는 정반대인 ‘디플레 방지’로 바뀌는 양상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현재까지 OECD 34개 회원국 중 절반이 넘는 23개국이 금리를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금리를 인하한 국가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소속 14개국을 비롯해 체코, 스웨덴, 이스라엘, 폴란드, 멕시코, 터키, 헝가리, 덴마크, 호주 등이다. 특히 올해 3월에 폴란드·멕시코, 4월에 터키·헝가리가 금리를 낮춘 데 이어 5월 들어 유로존·덴마크·호주 등이 인하를 단행하는 등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하는 국가가 갈수록 느는 추세다.

이밖에 OECD 회원국인 미국·일본·영국·캐나다 등은 1% 이하의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금리 인하 국가가 느는 것은 경기 회복세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돈을 빌리는 댓가인 금리를 낮추면 소비와 투자를 자극할 수 있고,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면 경기가 살아날 수 있다.

경기 침체는 중앙은행에도 ‘악재’다. 경기 침체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책임을 지고 중앙은행 총재나 집행부가 갈리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만 해도 일본·러시아·영국·캐나다의 중앙은행 총재가 임기 만료 등으로 이미 바뀌었거나 교체 예정인데, 신임 총재는 대개 실물경기 부양에 적극적인 인물이다. 일본은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소극적이었던 시라카와 마사아키가 일본은행 총재직에서 물러나고 이를 적극적으로 시행할 구로다 하루히코가 새로 부임했다. 영국은 머빈 킹 영국중앙은행 총재 후임으로 마크 카니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가 취임을 앞두고 있다. 그는 확장적 통화정책과 현저하게 낮은 금리로 캐나다의 경기회복을 주도했다.

1980년대초 폴 볼커 미 중앙은행(Fed) 총재가 오일 쇼크로 치솟은 물가를 잡는 데 성공한 이후 세계 각국은 물가와 싸우는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의 중앙은행 총재가 필요했다. 그러나 이제는 디플레이션(경기침체)과 싸우는 중앙은행 총재가 필요한 때가 됐다.

 -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hc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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