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톡(13) 깡통주택과 하우스 푸어
2012. 11. 16민세진 교수의 경제학 톡 (13)
지난주 주택을 둘러싼 가계부채 상황이 심층 보도됐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480만여가구 중 대출 원금과 이자(원리금)가 가구 소득의 60%를 넘어 생활고를 겪는 ‘하우스 푸어’가 57만가구(12%)에 달한다고 한다. 심지어 집을 팔고 금융자산을 보태도 은행 빚을 갚지 못하는 ‘깡통주택’ 소유자도 10만가구(0.2%)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담보대출이란 금융회사가 돈을 빌려주는 대신 주택을 담보로 잡아두는 것을 말한다. 돈을 빌려간 사람(차입자)이 약속한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하면 금융회사는 담보로 잡아둔 주택을 팔아 손실을 막을 수 있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담보가 있으면 안심할 수 있어 목돈을 비교적 낮은 이자에 빌려 줄 수 있다. 따라서 목돈이 필요한 사람이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당연히 주택담보대출을 받고자 한다. 특히 주택을 구입할 때에는 구입할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게 일반적이기까지 하다.
금융회사가 주택담보대출을 할 때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은 차입자가 원리금을 갚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 금융회사는 차입자의 대출 후 자산-부채 및 수입-지출 상황을 파악한다.
자산-부채 상황에서는 자산인 주택의 가격이 빚을 갚기에 충분한지가 중요하다. 정부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Loan to Value ratio) 상한을 두고 있다. 주택담보대출비율이란 금융회사가 담보로 잡은 주택 가치 대비 빌려줄 수 있는 최대 금액의 비율을 말하는데, 현재 서울과 수도권은 50%, 지방은 60%이다.
수입-지출 상황에서는 차입자의 소득이 대출 원리금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본다. 이 역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에 대해 총부채상환비율(DTI·Debt to Income ratio) 상한을 적용한다. 총부채상환비율은 연간 총소득 중 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로 서울은 50%, 인천·경기 등 수도권은 60%이다.
문제는 주택담보대출비율이나 총부채상환비율이나 대출이 시행되는 시점에서 판단하기 때문에 이후 주택 가치나 차입자의 소득이 감소하면 상한을 넘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즉 ‘깡통주택’은 자산-부채 상 주택자산 가격이 떨어져, ‘하우스 푸어’는 수입-지출 상 소득이 감소하여 나타난다. 각각 직접적인 발생사유는 다르지만 집값 하락이나 소득 감소 모두 경기침체라는 공통의 원인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별개의 문제는 아닌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주택담보대출비율이나 총부채상환비율은 은행에 손실이 생기지 않도록 계획된 것이기 때문에 개인이나 개별 가구의 빚이 너무 커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는 점이다. 빚을 지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그리고 시장경제의 핵심은 자유로운 경제활동이다. 그러나 가계부채가 ‘시한폭탄’으로까지 불리고 경기침체의 끝이 가늠 안 되는 지금, 경제활동의 책임감이 아쉬운 마음이 만시지탄은 아니면 좋겠다.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 교수 sejinmin@dongguk.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