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공부방

인위적 가격 억제는 `후유증`이 뒤따른다

2008. 12. 18

[이승훈 교수의 경제학 멘토링]

인위적 가격 억제는 `후유증`이 뒤따른다

아파트 가격이 요즈음에는 여러 이유로 주춤하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너무 높다는 것이 일반적 인식이다. 투기꾼들의 농간과 건설업자들의 폭리 추구 때문에 집 한칸 구하려는 서민들만 죽어난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대책이 제시된 바 있으며 분양가상한제도 그 하나였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분양가 공개도 결국은 분양가를 너무 높게 책정하지 못하도록 하자는 발상에서 제기된 것이다.

분양가를 시장균형 가격 이하로 책정하면 초과 수요가 발생하므로 추첨이 불가피하다. 분양만 받으면 더 높은 시가로 전매할 수 있으므로 실수요자가 아닌 사람까지 투자 목적으로 달려든다. 이래저래 아파트 분양 당첨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되고 만다. 실수요자를 위하여 분양가를 낮추어 주었는데 정작 투기꾼이 당첨되었을 수도 있다. 실수요자가 당첨되었더라도 내 집 삼아 장기 거주하기보다는 높은 값에 혹하여 전매해 버리기로 마음을 바꿀 수도 있다.

아파트를 시세에 분양하면 사람들은 건설업자가 폭리를 누린다고 비난한다. 그래서 분양가를 시세 이하로 낮추게 되면 이번에는 건설업자 아닌 당첨자가 시세와 분양가의 차이만큼 이익을 본다. 결국 분양가 문제는 시세와의 차이를 건설업자가 갖느냐 아니면 당첨자가 갖느냐 하는 문제다.

분양가를 낮춘다고 아파트 값이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사람들이 굳이 분양가를 낮추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혹시 내가 횡재를 얻을 수도 있다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비싼 물건을 싸게 사는 것을 싫어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비싼 물건을 싸게 산다면 산 사람은 좋지만 이 물건을 만드는 사람은 시큰둥하다. 비싼 물건의 값이 비싼 까닭은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사자고 몰려드는데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물건이 모자라서 값이 오르면 이 물건을 만들어 파는 사업의 수익성이 좋아진다. 생산자는 신이 나서 생산을 확대하고 이 물건을 생산하지 않던 사업자까지 생산에 가세하여 공급을 늘린다. 이렇게 공급이 늘어나야 가격도 점차 낮아지는 것이다. 그런데 처음부터 정부가 나서서 가격의 상한을 정해 버리면 생산자들은 별로 남지도 않기 때문에 더 공급할 신명이 나지 않는다.

특정 아파트 값이 비싼 것은 기본적으로 그런 아파트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소하려면 해당 아파트의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정확한 해법이다. 그런데 아파트 건설업자들을 시큰둥하게 만들면 공급이 충분히 늘어날 리 없고 따라서 아파트 값이 낮아지기 어렵다. 아파트 값 안정을 목표로 한다는 분양가 상한제가 오히려 아파트 값을 올리는 원인이 된다. 최근 전국적으로 아파트 미분양 사태가 발생한 것은 부동산 세제가 바뀌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이에 금융 위기가 가세하여 구매 의욕을 위축시켰기 때문이다. 수도권 중ㆍ대형 아파트는 사람들의 소득이 높아지는 한 가격이 낮아지는 일이 없을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를 정비해야 하지만 잘못된 여론이 이에 동의하지 않으니 딱한 일이다.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shoonlee@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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