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공부방

'코즈협상'의 진실

2009. 07. 09
[이승훈 교수의 경제학 멘토링]
'코즈협상'의 진실

양봉업자ㆍ과수원 주인의 거래 비용  

양봉업자가 날린 벌은 과수원의 꽃들을 오가며 꿀을 따고 꽃가루를 날라 과일의 열매를 맺게 만든다. 사과꽃 철에 양봉업자가 다녀가면 훨씬 더 많은 사과가 열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양봉업자는 물론 꿀을 얻어간다. 그러나 이 꿀은 벌 날리는 대가로 과수업자와 계약한 몫은 아니다. 양봉업자와 과수업자의 생업이 서로 상대방에게 외부 경제를 일으키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경제학자들이 과수원의 꿀벌을 놓고 외부경제를 논하던 시절에 알고 보니 어느 곳에서는 이미 사과밭 주인이 꽃철에 돈을 지불하면서 양봉업자들을 초청하고 있었다. 경제학자들이 외부성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이전부터 일부 지역에서는 코즈의 설명대로 시장이 형성되어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던 것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배꽃 철에 배밭 주인이 돈을 주면서 양봉업자들을 불러 모은 사실이 뉴스로 보도된 적이 있다. 이처럼 '코즈정리'대로 외부성이 해결되는 사례는 실제로 적지 않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그렇게 풀리지 않는 경우도 많다. 만약 폐수를 버리는 공장과 주민들이 코즈의 설명대로 문제를 해결한다면 굳이 환경부가 나서서 오염공장을 적발하고 과징금을 물릴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코즈협상'은 항상 양쪽 모두에 유리한 것이지만 외부성을 일으킬 권리에 대하여 서로 의견이 다르거나,협상에 성공하더라도 그대로 이행된다는 보장이 없으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또 개인별 피해나 이익의 크기에 대하여 양쪽이 합의하지 못해도 역시 거래는 성사될 수 없다. 특히 어느 한 쪽이 여러 사람이라면 그 합의가 더욱 더 어려워진다. 환경부가 공해문제에 직접 나서는 까닭은 많은 기업들과 전 국민이 관련된 탓에 시장거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외부성과 관련한 재산권이 제대로 획정되지 못하면 외부성을 일으킬 권리나 개인별 피해 · 이익의 크기에 대하여 분쟁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또 계약권 보호가 불완전해도 사람들은 '코즈협상'이 계약대로 이행될 것으로 기대할 수 없고 오직 강자의 횡포만 횡행할 뿐이다. 법치를 강화하여 분쟁과 계약불이행 문제를 해결하려면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이 비용은 시장거래를 가능하게 만드는 거래비용(transaction costs)의 한 부분이다. 양쪽이 다 더 좋아지자는 '코즈협상'이지만 협상의 이익보다 거래비용이 더 크면 사람들은 협상을 포기한다. 결국 '코즈정리'는 큰 거래비용 없이 재산권 · 계약권 보호가 가능한 경우에만 성립한다. 그런데 외부성의 거래당사자들이 모두 기업들이라면 조세 보조금이나 '코즈협상'이 아닌 제3의 방법으로 외부성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기업 A가 전가한 비용을 기업 B가 덤터기 쓰는 외부불경제의 경우 두 기업이 합병하면 합병기업 C는 모든 사회적 비용을 사적 비용으로 부담하게 된다. 외부경제의 경우에는 모든 편익이 합병기업의 사적 편익으로 된다. 이처럼 거래비용이 커서 '코즈협상'이 실패하면 효과적 대안은 기업합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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