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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경제 187> 중국정부 반도체 굴기/대조되는 한일 원격진료

2016. 05. 10

생글생글 508호 2016년 4월 11일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반도체 1등 대한민국''에 도전장 내민 중국 정부

☞ 중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IT(정보기술) 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등 거의 대부분의 제조업에서 한국을 뒤따라 잡고 있으나 유독 반도체 부문에선 중국 업체들이 힘을 못쓰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듯 하다. 중국 정부의 이같은 ‘반도체 굴기(堀起·떨쳐 일어서는 것)’는 우리에게 심각한 잠재 위협이 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은 국영업체들을 통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XMC는 지난달 28일 허베이성 우한에서 메모리칩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XMC는 3단계로 나눠 240억달러(약 28조800억원)을 투입한다. 1단계는 낸드플래시 반도체 공장을, 2단계는 D램(RAM) 공장을 짓는다. 마지막으론 부품 공장을 세운다.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 등에 장착되는 메모리 반도체다. XMC는 특히 ‘3D 낸드’로 불리는 차세대 플래시 메모리도 생산할 방침이다. D램은 개인용 컴퓨터(PC) 등에 주로 들어간다. 240억달러에 달하는 공사비는 중국 정부가 설립한 반도체 기금과 지방정부의 자금 등으로 충당한다. XMC는 허베이성 정부가 2006년 15억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회사다. 지난해 미국 플래시 메모리업체 스팬션과 차세대 반도체 공동개발을 위한 파트너십도 맺었다. 칭화유니그룹도 300억달러(약 35조1000억원)를 반도체 생산에 투입할 예정이다. 칭화유니그룹은 지난해 7월 미국 반도체업체인 마이크론을, 10월에는 샌디스크를 인수하려다 미국 정부의 반대 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중국 국영기업들의 투자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반도체에 14조7000억원, SK하이닉스가 6조원 정도를 투자한데 비하면 몇배의 규모다. 이같은 대대적 투자를 중국 정부가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에 10년간 1조위안(178조원)을 투자해 전략산업으로 육성키로 하고 1200억위안(21조원) 규모의 펀드도 조성했다. 중국은 세계 반도체의 60% 가량을 소비하는데 90%를 수입한다. 연간 수입 규모만 2300억달러(270조원)에 이르지만 자급률은 20%에 그친다. 이를 2025년 7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다. 이처럼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하면서 우리나라 관련 전문인력을 유치하는 데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도체 전문인력을 빼가면서 ‘연봉 5배에 5년간 자리 보장’ 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는 우리 주력산업 가운데 확고한 경쟁 우위를 지키고 있는 몇 안되는 분야다. 하지만 10년뒤에도 이런 우위가 이어진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 중국 정부는 ‘중국제조 2025’ 계획을 통해 차세대 제품에서 제조대국으로의 부상을 내걸고 있다. 일본에 치이고 중국에 추격당하고…. 이게 지금 우리 산업의 현실이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

중국 업체들이 잇따라 반도체 생산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XMC가 중국 허베이 성 우한에 메모리칩 공장을 짓기 위한 기공식을 28일 개최한다고 25일 보도했다. 이 공장은 미국의 사이프레스(Cypress)와 파트너십을 구축해 전자기기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메모리칩을 생산할 계획이다. - 3월26일 연합뉴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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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전국민 원격진료 시행'' 일본 vs ''시범사업만 28년째'' 한국

☞ 원격의료는 말 그대로 병원의 의사가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해 환자들을 직접 보지 않고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병원이 없는 섬이나 벽지, 거동이 불편한 노인 환자들이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간편하게 진찰과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일본은 4월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원격진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원격의료 행위는 불법이다. 환자에게 크게 편리할 것이 분명한 원격의료 서비스가 왜 일본에선 되는데 우리는 안되는 것일까?

일본은 이전까지 섬, 산간 지역 등 의료 낙후 지역 거주민에게만 원격진료를 허용했다. 대상 질병도 고혈압, 당뇨 등 9가지로 제한을 뒀다. 하지만 고령화로 인해 병원에 직접 가지 못하는 노인층 인구가 늘어나면서 규제를 전면 없앴다. 관련 산업을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고 일자리를 늘려보자는 생각도 작용했다. 세계 원격의료 시장은 2020년 4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민간업체들은 원격의료 전면 도입에 맞춰 발빠르게 관련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의료정보 개발업체 엠알티(MRT)와 옵팀(OPTiM)은 원격의료 서비스 ‘포켓 닥터’를 내놓았다. ‘포켓 닥터’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의사의 진료와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스마트기기를 이용해 혈압, 혈당 등을 측정한 생체 데이터나 환부를 촬영한 사진을 의사에게 보내면 원격으로 진료를 받는다. ‘포켓 닥터’에 참여한 의료기관은 총 1340곳. 일본 내 의료기관 중 1% 정도지만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포트 메디컬’ ‘앰큐브’ 등의 서비스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이와 함께 집에서 치료받는 재택의료 환자들이 이르면 5월부터 택배로 조제약(의사 처방약)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의사가 직접 방문해 치료하는 재택의료 환자가 의사에게서 약을 처방받으면, 약사가 환자 집이나 요양시설 등을 방문해 복용법 등을 설명한다. 이후 약국에서 환자 집이나 시설로 약을 보내준다. 집에서 장기 치료하는 환자들은 약이 떨어져도 병원에 가지 않고 택배로 약을 받을 수 있다. 일본우정그룹 산하 택배업체인 일본우편은 조제약 택배사업을 시작한다. 일본에서 종합감기약이나 비타민 등 의사의 처방이 필요없는 일반의약품의 99% 이상을 라쿠텐 등 인터넷쇼핑몰에서 구입해 택배로 받을 수 있지만 의사 처방약 등 전문의약품까지 배달하는 건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원격의료 서비스를 받는 환자들도 택배로 조제약을 받을 수 있게 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일본은 뛰는데 한국은 제자리 걸음이다. 1988년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시행했으나 여전히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는 막혀 있다. 복지부가 2009년에 이어 2014년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상임위원회에 올라가지도 못했다. 일찌감치 원격 의료기기 등이 개발됐는데도 한국에서 원격의료는 여전히 강 건너 불인 건 왜일까? 원격의료 서비스가 시행되면 동네 병원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의사협회 등 이해집단이 반발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야당이 가세하면서 의료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됐다. 의약품 택배 허용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논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사람을 직접 보고 약을 판매하고 약 먹는 법을 알려주는 원칙이 준수되지 못하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반대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의료 시장 주도권은 다른 나라로 넘어가고 있다.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국들은 이미 15년여 전부터 의약품 택배를 허용하고 있다. 우편, 팩스 등으로 약사에게 처방전을 보내면 약사는 약을 조제해 택배로 보내준다. 온라인으로 일반 의약품 구매도 가능하다.

새로운 서비스와 산업은 기존 산업을 위협한다. 그래서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신 산업과 서비스는 국민 후생을 증가시키고 양질의 일자리도 늘린다.

이게 국회가 기업 경영 규제 완화를 가로막아선 안되는 이유다. 산업연구원(KIET) 최윤희 연구위원은 “개인 맞춤형 모바일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이 급부상하면서 세계 시장이 내년에 260억달러 이상에 달할 것”이라며 “스마트 헬스케어 산업 신규 진입을 저해하는 의료법과 약사법, 의료기기법, 국민건강보험법 등에 대한 총체적인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대조되는 한·일 원격진료 서비스

일본이 4월부터 전 국민 원격진료 서비스에 들어간다. 고령화에 따른 환자 편의를 증진하고 급팽창하는 세계 원격의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다. 반면 한국은 의사단체 반발과 정치권의 논란으로 원격진료 사업이 28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3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4월부터 의사와 환자 간 무제한 원격진료를 시행한다. -4월1일 한국경제신문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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