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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세진 교수의 경제학 톡> (87) 일-여가 균형

2014. 07. 10

최근 통계청에서 ‘국민 삶의 질 지표’를 만들어 공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는 2012년부터 ‘더 나은 삶 지표(Better Life Index)’를 제공하고 있다. 물질적 풍요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삶을 다양한 각도에서 평가하고 수치화하는 시도들이다. 특히 Better Life Index에서 한국은 ‘일-여가 균형(work-leisure balance)’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됐다. 일-여가 균형의 의미를 알아보자.

일-여가 균형은 시간 배분상 상충되는 일과 여가에 대한 바람직한 절충점을 뜻한다. 문제의 출발은 일과 여가를 양적으로 동시에 늘릴 수 없다는 사실이다. 모든 사람에게 하루하루의 시간은 똑같이 주어져 있기 때문에 하나를 늘리면 다른 하나를 줄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경제학에서는 사람들의 근로 결정을 설명하는 데에 여가의 가치를 주목하고, 마찬가지로 여가시간을 평가하는 데에 현재 임금 수준이나 일했다면 받음 직한 임금 수준을 이용한다. 일하기로 선택했다면 그에 따르는 수입을 포함해 기대되는 편익이 같은 시간에 여가를 즐기는 것보다 컸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여가를 선택했다면 그 일-여가 균형일의 가치보다 크다는 의미로 본다. 무언가를 선택할 때 그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것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의 가치를 기회비용이라 하는데, 일과 여가는 서로의 기회비용이 되는 것이다.
 
한국은 여가에 비해 일에 대한 시간 배분이 과도하게 많다고 평가받고 있다. OECD의 ‘일-여가 균형’ 평가항목은 두 가지로, 주당 50시간 넘게 일하는 근로자의 비율과 먹고 잠자는 시간을 포함한 개인관리 및 여가 시간이다. 한국이 일-여가 균형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은 개인관리 및 여가 시간이 비교적 짧기도 하지만, 특히 장시간 근로자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2012년 기준 27.1%). 게다가 장시간 근로가 남성에 쏠려 있고 이것이 남녀 간 임금 격차나 가정 내 가사분담 불균등과도 관련이 있어, 장시간 근로는 근로자 개인의 건강과 안전뿐만 아니라 남녀 모두의 일·가정 양립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더 나아가 남성 중심의 장시간 근로 문화는 여성의 경제활동 의욕을 꺾는다. 문제는 현실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일하고 여가를 취할지 정확하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런 장시간 근로 문화가 개인이 세밀하게 선택할 수 있다면 택할 시간보다 더 많이 일한 결과라면, 우리는 여가라는 기회비용을 과하게 치르고 있는 것이다.

일-여가 균형이 여성 고용률, 만혼 및 저출산, 인성교육 등 많은 중요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출발점이라면 과장일까. 어떻게 일과 여가의 균형을 잡아야 할지 방법은 여러 가지겠지만, 분명한 것은 개인적으로 접근할 단계는 지났다는 것이리라.

민세진 < 동국대 경제학 교수 sejinmin@dongguk.ed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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