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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세진 교수의 경제학 톡> (85) 최저 재판매가격 유지행위

2014. 06. 30

지난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최저 재판매가격 유지행위(minimum resale price maintenance·이하 Min RPM)’를 일부 인정하려 한다고 발표했다. Min RPM은 제조사가 판매사에 자신의 상품을 팔 때, 판매사가 소비자에게 다시 파는 ‘재판매’ 가격이 어느 선 이하가 되지 않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Min RPM은 판매사의 가격 인하 경쟁을 가로막기 때문에 금지돼 왔는데, 어느 정도 허용되도록 바뀌는 것이다. 그 경제학적 배경에 대해 알아보자.

판매사는 제조사의 Min RPM 요구를 거부하고 해당 상품을 취급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판매사가 요구를 받아들이고 상품을 받아 팔다가 약속을 어기면, 제조사는 판매사와의 거래계약을 해지할 권리가 있고 더 나아가 입은 손해가 있다면 이에 대해 소송을 걸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에 제조사가 이런 Min RPM을 원할까. 사실 제조사가 재판매 가격에 간여하는 이유는 언뜻 납득하기 어렵다. 제조사는 판매사에 상품을 넘길 때 가격을 받을 만큼 받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판매사가 이익이 적더라도 싸게 많이 팔겠다는데 제조사가 이를 못하게 할 이유는 무엇일까.

대표적인 경우는 소비자의 ‘무임승차(free-riding)’를 막으려 할 때다. 예를 들어 어떤 소비자가 고가의 가전제품을 사려는데 상품이 전시된 가게에서 꼼꼼히 살펴보고 점원한테 설명까지 다 들은 후 온라인에서 같거나 비슷한 물건을 찾아 가게보다 싸게 산다고 해보자. 이런 소비자는 가게에서 직접 상품을 사면서 상품 전시와 설명 등에 대한 대가까지 치르는 소비자들에게 묻어가는 무임승차를 한 것이다. 만약 제조사가 온라인 판매자들에 Min RPM을 요구한다면 이런 소비자 무임승차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판매사로서는 Min RPM으로 상품 한 개당 이익이 어느 정도 보장되기 때문에 가격 이외의 측면으로 경쟁할 여지가 생긴다. 그 결과 판촉행위가 다양해지고 점원의 응대와 사후 서비스가 좋아질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품을 싸게 살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 달갑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Min RPM이 법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도 경제 전체적으로 득이 실보다 클 때로 제한될 예정이다. 예컨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오프라인의 점포들이 존재하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이로울 수 있고, 가격뿐만 아니라 여러 측면의 경쟁 환경이 소비자들을 즐겁게 할 수 있다. 그러나 Min RPM이 악용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판매사들이 담합해서 제조사에 Min RPM을 거꾸로 요구하거나, 시장지배적인 제조사가 너무 높은 Min RPM을 통해 판매사 이익을 확보해준 결과 판매사가 다른 제조사들의 상품은 취급하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그러하다. Min RPM 허용이 득이 될지 소비자도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볼 일이다.

민세진 < 동국대 경제학 교수 sejinmin@dongguk.ed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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