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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세진 교수의 경제학 톡> (76) 지방선거와 정보비용

2014. 04. 22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유권자 입장에서 가장 난감한 일은 선택할 사람이 너무 많다는 사실일 것 같다. 잘 알고 뽑기도 어렵지만 뽑아 놓고 나서도 당선자들이 유권자의 뜻에 맞는 활동을 했는지 감시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수를 뽑으니,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지방자치제도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즉 처리해야 하는 정보가 너무 많은 것이 문제다.

정보를 구하고 익히는 데에는 시간과 노력, 때로는 돈이 들지만 경제학 이론의 상당 부분은 ‘완전한 정보’를 가정한다. 완전한 정보란 정보가 생겨나자마자 모두가 아무런 비용 없이 그 정보를 알게 된다는 의미다. 경제학자들이 실제로는 정보가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몰라서가 아니라 이론을 세우는 데 복잡한 부분을 최대한 줄이고서도 현실을 잘 설명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기 때문에 그런 가정을 한다. 그러나 정보와 관련된 비용이 중요한 장애가 되는 상황에서까지 완전한 정보를 가정할 수는 없다. 선거의 경우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정보 습득 비용이 높으면 선거 결과가 유권자들의 뜻을 잘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게 된다.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투표율이다. 대선이나 총선보다 지방선거 투표율이 전반적으로 더 저조한 이유를 따져 보면 투표의 비용, 그중에서도 정보처리비용이 더 크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투표의 편익은 지방선거가 대선보다 낫다. 즉 내 한 표가 원하는 후보를 당선시키고 그 당선자가 내 뜻에 맞는 정치를 할 확률과 그것이 내 일상에 미치는 영향은 대선보다는 지방선거가 클 수 있다. 그러나 후보자들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비용은 여러 명을 한꺼번에 뽑아야 하는 지방선거가 압도적으로 많다. 게다가 투표는 민주시민의 권리이자 의무라는 개념 때문에 사람들은 후보자들을 잘 모르고 투표하는 것은 꺼리게 된다. 만약 실제로 투표하는 사람들이 다양한 민의를 대변할 만한 비율로 구성돼 있다면 또 모르겠다. 그렇지 않다면 낮은 투표율과 선거 자체에 대한 회의나 냉소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모든 사람들이 주인인 민주주의는 많은 나라에서 현실적으로 선거에 의해 구현된다. 그런데 그 선거에의 참여율, 즉 투표율이 저조하다면 민주주의는 허울일 뿐이다. 인간의 이성을 신봉하는 계몽주의와 그 영향을 받은 일련의 혁명들로 민주주의라는 정치체계가 탄생했지만, 그 당시 같이 떠받들어졌던 시민으로서의 미덕은 더욱 발달한 이성과 냉정한 계산에 밀려 입지가 현저히 좁아지고 있다. 미덕을 되살리는 것도 꼭 필요하겠지만 투표의 편익을 높이든 비용을 낮추든 더 적극적인 방법이 필요한 때가 된 것 같다. 특히 지방선거의 경우 단기적으로 뽑을 사람 수를 줄이는 것도 고민할 만한 대안이 아닐까. 그러거나 말거나 ‘민주시민’으로서 투표는 해야겠지만 말이다.

민세진 < 동국대 경제학 교수 sejinmin@dongguk.ed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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