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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세진 교수의 경제학 톡> (75) 출산의 경제학

2014. 04. 22

한국에서 잠재적으로 가장 큰 문제를 고른다면 저출산 현상이 꼭 포함될 것이다.

인간의 행위에 대한 경제학적 접근은 매우 간단하게 요약된다. 바로 그 행위에 따른 편익과 비용의 비교 결과 편익이 더 크기 때문에 그런 행위가 선택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출산율이 떨어진다면 출산 편익이 감소하거나 비용이 증가했거나, 아니면 둘 다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

출산 편익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출산이 곧 미래 노동력의 증가인 동시에 부모의 노후를 보장하는 보험을 의미했지만 오늘날에는 이런 의미가 크게 줄어들었다. 그러다 보니 출산 편익은 주로 정신적인 면만 남게 됐다. 관습을 따른 데 대한 편안함과 사회와 가족의 지지, 자녀가 기쁨을 주고 결혼생활에 도움이 되리라는 기대감 등이 그것이다.

출산의 비용은 어떤가. 흔히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 데에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것이 출산율을 낮춘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높은 교육열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최근 20여년의 급격한 출산율 감소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그보다는 소득과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자녀에 대한 관점이 ‘양’에서 ‘질’로 옮겨졌고, 그 결과 자녀 수는 줄어들면서도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각 자녀에게 투입되는 비용도 증가했다고 해석하는 것이 더 타당할 것 같다.

양육에 드는 명시적인 비용보다 출산 및 양육으로 포기해야 하는 것들의 가치, 즉 기회비용이 출산을 선택하는 데 더 큰 걸림돌일 수 있다. 여성의 경우 현실적으로 양육에 절대적, 상대적으로 큰 책임을 지고 있어 출산과 동시에 아이가 인생의 최우선 순위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이라면 출산 기회비용은 더 클 수 있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거의 예외 없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올라가면서 출산율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모순적이고도 흥미로운 사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을 비교해 보면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은 나라일수록 출산율이 높다는 것이다. 즉 나라별로는 시간이 흐르면서 대체로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올라가고 출산율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지만 현재 시점에서 나라들을 비교해보면 여성이 더 활발하게 일하는 나라에서 여성 한 명당 낳는 아이 수도 많은 경향이 있다. 물론 우리나라는 여성 경제활동참가율과 출산율이 모두 낮은 조합에 속한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를 높이고 출산율도 높이는 두 마리 토끼 잡기가 불가능하지 않다는 증거가 있다는 점은 반갑다. 무엇을 해야 할까. 우리에게 던져진 큰 과제다.

민세진 < 동국대 경제학 교수 sejinmin@dongguk.ed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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