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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세진 교수의 경제학 톡> (72) 산재보험 확대의 의미

2014. 04. 22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의 산업재해보장보험(산재보험)을 확대하는 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 통과에 실패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특수형태 근로종사자는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레미콘 기사, 퀵서비스 기사 및 택배 기사를 일컫는다. 이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

그래서 원래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산재보험법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다가 2010년 산재보험법 개정으로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종사자가 원할 경우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을 수 있어 사실상 가입률이 높지 않다고 한다. 이번 법 개정안에는 가입을 강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흔히 4대 보험으로 불리는 국민연금, 국민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은 사회보장제도로, 정부가 운영해 강제성을 갖고 보험료 징수나 혜택에 형평성을 가미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따라서 정부가 강제 가입 대상을 확대한다는 것 자체는 이상할 것이 없다. 다만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의 산재보험 가입률이 저조했다는 사실은 강제 가입에 부작용이 만만치 않으리라는 점을 의미한다.

가장 큰 문제는 고용량이 감소하고 종사자의 실질 보수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산재보험료 부담으로 인해 고용 수요와 공급 모두 감소하기 때문이다. 현재 산재보험은 가입하면 보험료를 종사자와 고용주가 절반씩 부담한다.

수요 측인 고용주 입장에서는 같은 보수 수준이라면 전보다 더 적은 종사자를 고용하거나, 종사자에게 더 적은 보수를 지급하고자 할 것이다.

공급 측인 종사자는 고용주가 명목적으로 지급한 보수가 같더라도 산재보험료를 제한 실질보수가 줄어들 것이므로 전보다 덜 일하고 싶거나, 명목보수를 높여 받았으면 할 것이다. 수요와 공급이 부딪힌 결과 고용량이 감소한다. 보수의 경우 명목보수는 다소 오를 수 있으나 산재보험료 부담을 빼고 종사자가 실제로 쓸 수 있는 실질보수는 감소하게 된다.

산재보험료 전액을 고용주가 부담한다 하더라도 결과는 같다. 고용 공급은 산재보험 강제 이전과 비교해 변화가 없을 테지만, 고용주가 반씩 부담할 때보다 고용 수요를 훨씬 더 줄일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고용주가 늘어난 비용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으면 고용량과 실질 보수가 감소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이나 정부의 물가 안정 노력에 회사들이 보험료나 학습지 비용, 택배비를 쉽게 올리지는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열악하고 위험한 근무환경의 종사자에게 산재보험이 꼭 필요할 수 있다. 다만 특수형태 근로종사자들이 업무에 따라 처한 현실이 다르기 때문에 뭉뚱그려 산재보험을 확대하면 오히려 그들에게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비교적 안전한 근무환경에 산재보험보다 나은 혜택의 단체보험이 제공되고 있는 종사자도 많다고 한다. 다음번 논의에서는 좀 더 섬세한 접근을 기대한다.

민세진 < 동국대 경제학 교수 sejinmin@dongguk.ed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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