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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세진 교수의 경제학 톡> (65) 창업과 금융

2014. 04. 22

창업은 정부가 지향하는 ‘창조경제’에 중요한 요소다. 창업이 활발하면 경제발전도 촉진되지만 특히 빈부격차의 완화나 고용률 제고에 도움이 되리라는 기대가 있다. 이렇게 중요한 창업, 무엇이 걸림돌일까.

규제환경부터 살펴보자. 세계은행 기업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13년 6월 현재 5개 절차에 1인당 국민소득 대비 14.6%의 비용으로 평균 5.5일 걸려 창업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창업에 요구되는 최소자본은 없다. 그 결과 창업 규제환경 순위는 전체 189개국 중에 34위로 높은 순위는 아니지만, 10년 전 10개 절차에 1인당 국민소득 대비 18.4% 비용으로 평균 17일이 걸리고 최소요구자본이 있었던 것에 비하면 많이 개선됐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많은 사람이 금융환경을 창업의 걸림돌로 지적한다. 창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투자를 받거나 빌리는 것이다. 투자를 받으면 이익이 날 때 나누고 손해가 나더라도 투자원금을 돌려줘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창업자 입장에서는 좋지만, 반대로 투자자로서는 위험 부담이 커서 꺼리게 된다. 반면 대출을 받으면 경영상태에 관계 없이 이자를 꼬박꼬박 내야 하고 반드시 원금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창업자로서는 부담스럽다. 하지만 빌려주는 쪽(주로 은행)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정보 비대칭에 따른 역선택 가능성 때문이다.

역선택이란 이해관계로 얽힌 경제주체 간에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에 비해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계약 전 거래 상대방에 대한 지식 부족으로 불리한 계약에 몰리는 상황을 말한다. 즉 은행이 창업자에 대한 정보가 상대적으로 매우 부족한 상황에서 이런저런 돈 떼일 위험을 감안해 높은 이자를 물리려 하면 창업자 중에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주로 몰릴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미리 짐작하는 은행은 아예 대출을 꺼리는 것이다. 한국처럼 금융산업에서 은행의 비중이 큰 경우 대출이 어려운 것은 특히 창업에 큰 장애가 될 수 있다. 유사시에 제3자에게 대출 원리금을 책임지게 하는 연대보증제도는 이런 정보 비대칭의 문제를 완화하는 기능을 하지만 부작용 때문에 일부 금융회사에서 폐지됐다.
 
정부의 ‘미래창조펀드’ 일부가 신생 기업에 투자된다고 한다. 그러나 정부가 주관하는 일들이 그렇듯이 단기 실적에 연연하거나 형평성 논란, 책임소재에 민감하게 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미래창조펀드가 창업 국가의 마중물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정치의 입김이 적을수록 바람직할 것이다. 정부가 그 욕심을 얼마나 내려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민세진 < 동국대 경제학 교수 sejinmin@dongguk.ed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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