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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력 기준 국민소득의 한계

2012. 06. 07

[노택선 교수의 생생 경제]

구매력 기준 국민소득의 한계 

노택선 < 한국외국어대 경제학 교수 tsroh@hufs.ac.kr >
 
 우리나라 국민들의 실질적인 생활 수준은 이미 선진국 수준이라는 ‘기분 좋은’ 소식이 들려온다. 한 민간 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실질구매력으로 본 한국의 생활수준’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물가가 선진국에 비해 낮기 때문에 1인당 명목소득은 2만달러 선이지만 생활수준은 3만달러를 넘는다는 것이다.

이게 어찌된 계산인지 예를 들어 알아보자. 미국에서 TV가 한 대에 3000달러이고, 우리나라는 300만원이다. 그리고 미국의 1인당 명목소득은 3만달러이고, 우리의 명목소득은 3000만원이라고 하자.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달러당 1500원이다. 이 경우 우리나라 TV가격은 2000달러, 명목소득은 2만달러가 된다.

그러나 명목소득이 3만달러인 미국과 2만달러인 우리나라의 소득은 똑같이 TV 10대를 살 수 있는 소득이다. 즉 미국 기준으로 생활수준을 보면 우리나라의 소득도 3만달러가 되는 셈이다. 이렇게 소득을 비교하는 것을 구매력평가지수(PPP)에 의한 비교라고 한다.

PPP란 같은 물건을 사기 위해 필요한 두 나라 통화의 크기를 비교한 것이다. 위의 예에서 TV가 미국에서 3000달러이고 우리나라에서는 300만원이라면, 1달러로 살 수 있는 물건을 우리는 1000원을 주고 사는 것이기 때문에 PPP로 본 환율은 1 대 1000이 된다. 따라서 현실에서 적용된 달러당 1500원이라는 환율은 외환시장에서 원화가 매우 저평가돼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결국 저평가돼 있는 환율에 의해 환산된 명목소득으로는 실제 생활수준을 비교할 수 없으므로 실질적인 생활수준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구매력으로 평가한 환율, 즉 달러당 1000원을 적용하면 우리나라 소득은 3만달러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PPP는 이를 정확하게 계산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단순히 하나의 재화를 가지고 비교할 수 없으므로 일반적으로 양국의 물가수준을 가지고 PPP를 구하는데, 나라마다 물가를 계산할 때 포함시키는 항목도 다르고 가중치도 다르기 때문에 PPP를 정확히 계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국가 간에 거래될 수 없는 비교역재의 존재는 PPP를 환율로 생각하기 어렵게 만든다. PPP에는 교역이 안되는 재화도 포함되지만, 환율이란 교역재를 기준으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WB) 등은 각자의 방식대로 PPP를 계산하고 이를 근거로 PPP에 기초한 각국의 1인당 GDP를 발표한다. 최근 IMF에서 발표한 지난해 우리나라의 구매력 기준 1인당 GDP는 3만1714달러로 세계 25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몇 해 전 기준으로 계산된 PPP도 영향을 받았을 것이고, 따라서 정말 3만달러가 넘는지는 자신할 수 없다. 3만달러를 말하기에 현실경제는 너무 팍팍하다.

노택선  < 한국외국어대 경제학 교수 tsroh@hufs.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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