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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지 비극ㆍ재산권ㆍ신뢰의 개념을 아는가

2008. 12. 17
[오늘의 TESAT]

공유지 비극ㆍ재산권ㆍ신뢰의 개념을 아는가



>>문제

다음 사례 중 장기적으로 사회의 효율성 증대에 기여할 것 같지 않은 것은?

① 여러 어부들이 공동으로 굴을 채집하던 것을 어부마다 구역을 나누어 자기 구역에서만 채집하도록 한다.
② 어떤 사고가 발생하여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그 사고를 미리 예견하고 막을 수 있는 권한이 있었던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다.

③ 개인들의 계약이라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해약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④ 개인들 간에 피해를 입히고 입은 경우가 발생하면 반드시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도록 한다.
⑤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모든 물건에 사유재산권을 확립해준다.

>>해설

제1회 테샛 시험에 출제된 이 문제는 시장이 작동하는 기본 원칙을 묻고 있다. 원칙을 제대로 이해하면 쉽게 답할 수 있지만 피상적으로 알고 있으면 오답을 피하기 어렵다. 사회의 효율성은 시장이 잘 작동될 때 높아진다. 효율과 형평을 모순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형평과 정의는 결코 시장원리에 모순되지 않는다는 점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시장에서는 거래의 규칙이 분명해야 하고 사유 재산권도 명확히 확립돼야 한다. 재산권이 분명하지 않을 경우 구성원들이 열심히 일할 동기를 갖지 못한다. 자원도 낭비된다. 이 문제에 대한 정답률은 26.5%에 불과했다. ③번이 정답이나 ①과 ④를 선택한 답안이 각각 22%,30.8%에 달했다.
①은 '공유지의 비극' 문제다. 예를 들어 마을에 공동 초지가 있을 경우 마을 주민들은 초지를 과다하게 사용해 결국 초지가 황무지로 변하게 된다는 것이 공유지 비극이다. 공유지의 비극을 막으려면 채취량을 규제하거나 소유권을 구성원들에게 분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부들에게 구역을 나눠 주고 자기 구역에서만 굴을 채집토록 하면 채집량은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고 그 결과 효율성이 높아진다. 보기 ②④⑤도 마찬가지다. '권한이 있는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원칙은 정부 실패를 예방하는 조치다. '개인들 간에 피해를 입히고 입은 경우가 발생하면 반드시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도록 한다'거나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사유재산권을 인정한다'는 조치는 거래의 신뢰성을 높인다.
하지만 보기 ③처럼 '개인들의 계약이라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해약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면 사회는 어떻게 될까. 사회 구성원들은 계약이 제대로 지켜질까 우려하며 교환을 기피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사회의 효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신뢰사회의 기반도 무너진다. 법에서는 사정이나 조건의 변경에 대해 면책을 두고 있지만 이 경우라도 보통의 예상치 못한 상황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오답 중에는 ④를 선택한 답안이 많았다. 지문의 '반드시'라는 단어에 현혹되었기 때문이다. '반드시'는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어 자칫 틀린 설명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하지만 시장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피해 보상의 원칙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박주병 연구위원
jbpark@hankyung.com

[이승훈 교수의 경제학 멘토링]
남을 위해 일해야 내가 이익을 얻는다

시장의 자원배분 원리는 '1인1표' 아닌 '1원1표'의 원칙에 따른다. 이 원리를 영어로는 달러 보팅(dollar-voting)이라고 한다. 이처럼 시장경제는 분명히 부자들이 더 큰 힘을 쓰도록 된 경제다. 시장경제가 민주주의기본 원리인 '1인1표'를 버리고 황금만능주의에나 어울릴 법한 '1원1표'의 원칙을 따르는 까닭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장에서 부자가 더 큰 힘을 쓰지 못하는 사회에서는 모두가 함께 가난해져 버리기 때문이다.
현대는 분업의 시대다. 로빈슨 크루소처럼 필요한 물자를 각자 스스로 생산 조달하는 자급자족시대가 아니다. 사람마다 생업으로 소득을 얻고 그 돈으로 시장에서 필요한 물자를 구입해 생활한다. 더 많은 물자를 구입하려면 소득이 그만큼 더 많아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 많은 소득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생업으로부터 얻는 소득의 크기는 각자 무슨 일을 하는지에 달려 있다.
내가 하는 일의 성과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시장은 내 일을 비싼 값에 사가고, 나는 높은 소득을 얻는다. 내 일을 원하는 사람이 별로 없으면 내 소득도 낮다. 시장에서 높은 소득을 얻고 싶으면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일을 해야 한다. 사람마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지만 남을 위해 일해야 내가 이익을 얻는 곳이 바로 시장인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시장에서는 내가 이익을 얻기 위해 남들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만약 내가 이익을 얻을 수 없다면 남들을 위해서 일할 까닭도 없다.
시장이 '1원1표' 대신 '1인1표'의 민주적 원칙을 따른다면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 남들이 원하는 일을 찾아서 열심히 해준 사람이나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사람이나 시장경쟁에서 우열이 없이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세상이 원하는 일을 열심히 했는데도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조금도 유리한 점이 없다면 누가 남을 위해 일할까. 민주주의적 '1인1표'의 원칙을 시장에 강요하면 사람들이 남을 위해 일할 유인을 잃는다.
'1원1표'의 시장원칙은 경제를 부자중심으로 운용한다. 부자가 재산을 온갖 부정한 방법을 동원해 축재했다면 이 원칙은 분명히 문제다. 그러나 시장에서 재산을 모으는 방법은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일을 찾아서 수행하는 것뿐이다. 그런데도 현실적으로 부정축재자가 많다면 그것은 허술한 법치가 책임져야 할 일이지 시장원칙을 나무랄 일이 아니다. '1원1표'의 원칙이 문제가 아니라 부정축재를 방치하는 치안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문제의 근원을 잘못 파악해 부자중심의 '1원1표'를 폐기하고 민주적 '1인1표'의 원칙을 채택한 사회에서는 사람들의 근로유인이 소멸한다. 그리고 모든 시민이 근로유인을 잃은 사회는 함께 가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shoonlee@snu.ac.kr

[이번주의 필독서]

금융투기의 역사

역사는 반복되는가. 투기는 인간이 가진 본능인가 아니면 학습의 결과인가. '금융투기의 역사'는 투기도 반복되고 있으며 인류 역사는 항상 투기에 노출돼 왔다고 설명한다. 한때 기자 생활을 했던 저자 챈슬러는 이 책에서 역사에 기록된 투기들과 관련된 인물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로마시대에 있었던 그리스인들의 투기를 비롯 1630년대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1690년대 영국의 주식회사 설립 붐과 이에 따른 투기,그리고 1840년대 철도 투기와 버블,1860년대 미국의 부동산 및 주식 투기 등 수없이 반복돼 왔던 사례들을 그림처럼 보여준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지나간 이야기들을 잔잔하게 읽어볼 수 있는 가치 있는 책이다



[읽어 볼만한 칼럼]

김정호 자유기업원장 `위기를 기회로…`

12월5일자 한경 A38면 '다산칼럼'에 게재된 김정호 원장의 칼럼을 소개한다. 김 원장은 이 칼럼에서 금융위기가 오히려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가져다준다고 지적하고 기회를 잘 활용할 것을 역설한다.

그는 특히 중세 흑사병 시기에 프랑스 최고의 갑부가 탄생한 일화를 소개하면서 국내에서도 삼성이나 SK 이마트 등 굴지의 기업들이 위기 속에서 기회를 잘 포착했다고 주장한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강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외환위기가 가져다준 위기 의식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번 위기도 엄청난 변화와 기회를 몰고 올 것이며 이 위기 속에서 움츠리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능을 극복하고 도약의 가능성에 주목하자고 말한다.

20081211_경제이해력검증시험'테샛'따라잡기_한국경제A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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