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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쇼크' 대처능력 보여주는 '스트레스 테스트'

2009. 11. 19

[경제토플 한경 TESAT]

'금융쇼크' 대처능력 보여주는 '스트레스 테스트' 
 
[문제] 아래 제시문은 금융시스템의 건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 관련 기사이다. 보기의 설명 중 틀린 것은?

미국 정부의 19개 금융사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자본충실도 테스트) 결과가 발표되자 자본이 부족한 은행들은 자본 확충 '레이스'에 돌입했다.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더 이상 스트레스 테스트는 없다"고 밝혔으며,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미국은행들의 신인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가이트너 장관이 은행들이 수익을 냄으로써 미국은 1990년대 일본의'잃어버린 10년'과 같은 덫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데'베팅'하고 있다"고 전했다.

FRB와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통화감독청은 7일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10개 은행이 총 746억달러의 자본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공동 발표했다. 미 금융당국은 경기 상황이 나빠지면 19개 금융사들의 손실 규모가 올해와 내년에 모두 5992억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제 아래 필요 자본 규모를 추정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외부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했던 수천억달러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① 경제 충격이 발생했을 경우,은행의 손실 규모를 파악하고자 하는 테스트
② GDP,실업률,주택가격 등 은행 손익에 결정적인 3대 지표를 놓고 시뮬레이션
③ 예상되는 잠재손실 규모와 손실을 흡수할 만한 자본 완충체계를 평가
④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경우 정부가 해당 은행을 국유화
⑤ 유럽은 개별 기관에 대해서가 아니라 EU 은행 부문의 전체적인 탄력성을 평가


[ 해설 ] 이 문제는 제4회 시험에 출제된 시사 응용 영역 문제이다. 금융 시스템과 리스크관리에 대한 지식을 묻는 문제이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예상치 못한 경제 충격에서 금융 시스템의 손실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행하는 테스트를 말한다. 은행의 잠재적인 손실을 추정해 은행의 리스크를 보다 철저히 관리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은행권에서 1990년대 초반부터 널리 쓰여져 왔으며 최근 금융위기에서는 제시문처럼 미국 금융당국에서 대형은행들을 대상으로 이 테스트를 수행해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에서도 올해 금융감독원이 주요 은행들 위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수행,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스트레스 테스트에는 주로 시나리오 기법과 시뮬레이션 기법을 활용하며 계량적인 특성과 정성적인 특성을 갖는 게 큰 특징이다. 시뮬레이션 기법에서 많이 활용되는 변수는 GDP와 실업률 주택가격 등 은행 손익에 결정적인 요소들이다. 그러나 스트레스 테스트는 경제 충격이 언제 발생하는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미국의 투자가 워렌 버핏은 미국 정부의 스트레스 테스트 평가에 대해 각 은행들의 특성과 사업 모델의 차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보기 ④에서 스트레스 테스트는 은행의 손실을 추정해 위험을 경고하는 시스템이다. 이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한다고 해서 정부가 은행을 국유화하는 조치를 내릴 수는 없다. 정답 ④



[이번주의 필독서]

시장발전과 경제개발

이승훈 저 서울대출판문화원간 
 
 
경제개발정책은 경제 발전을 시장에 맡겨두기보다 정부가 나서서 국가 자원을 개발 용도에 맞게 인위적으로 배정한 일종의 시장 개입행위이다. 그러나 경제개발과정에서 시장을 다루는 정부의 태도에 따라 그 성과가 많이 달라질 수 있다.

이 책은 개발도상국들의 모범이 되고 있는 한국 경제개발 과정과 제대로 산업화를 하지 못하고 있는 멕시코의 경제개발 과정을 비교하면서 시장발전과 경제개발과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은 시장을 빨리 형성하는 시장촉진형 정부개입 정책으로 성공했지만 멕시코의 경우 산업개발 목표와 사회적 목표 간 모순된 정책을 폈으며 조급한 사회복지정책으로 재정을 분산시켰다고 설명한다.

멕시코는 대규모 국내 시장과 풍부한 지하자원이라고 하는 한국이 누리지 못한 축복을 받았던 탓에 수입대체형 산업화의 길을 선택하는 잘못을 범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한국의 경우 '시장지향적 정부개입 정책'이었으며 멕시코 정부의 경제발전 정책은 시장지향성을 거부한 '반시장적 정부개입'이었다고 밝혔다.


[읽어 볼 만한 칼럼]

토빈稅 도입, 생각해볼 만하다


한국경제신문 11월13일자 A38면

이제민 연세대교수ㆍ경제학

세계 각국의 국경을 넘나들며 이익을 거둬가는 단기 투기자본(핫머니) 폐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물론 해외에서 들어오는 투자자금이 국내에 공장을 설립하거나 기업 인수합병(M&A) 또는 국내 금융사나 기업에 장기 대출을 하는 경우는 서로 윈-윈(win-win)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

필자는 그러나 이 같은 긍정적인 자본투자와 다른 단기 투기자본의 폐해를 지적하고 있다. 단기 투기자본이 국내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에 투자하면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강세장을 연출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이 나빠지거나 위기가 닥칠 기미가 보이면 바로 철수하는 게 단기 투기자본의 속성이다.

이 때문에 환율이 급등락하고,각국 중앙은행은 외환위기에 대비해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쌓아야 한다.

단기 투기자본의 폐해에도 불구하고 이를 규제하지 못한 것은 한 나라만 토빈세와 같은 세금을 단기성 외환거래에 부과할 경우 국제 금융자본이 그 나라를 외면하고 전혀 투자를 하지 않게 돼 금융거래가 급감하기 때문이라고 필자는 설명한다. 1980년대 토빈세 모델을 따서 주식시장 거래세를 도입했던 스웨덴이 좋은 사례다.

지금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단기 투기자본에 대해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브라질 정부가 단기성 달러화 자금 유입에 대해 금융거래세 2%를 부과하기로 했다. 최근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12개국 각료들은 토빈세 도입 문제를 연구할 전문가위원회 구성에 합의하기도 했다. 국제적 공조가 이뤄진다면 단기 투기자본 규제가 불가능한 게 아니다. 필자의 주장대로 우리나라가 내년 G20 의장국이 되었기에 더더욱 토빈세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때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


[이승훈 교수의 경제학 멘토링]

거래비용의 경제학 
 
재산권 침탈의 가능성이 높을 때 사람들은 시장거래에서 불필요한 비용을 더 감수해야 한다. 이 경우 정부가 재산권 보호를 강화하면 거래비용을 경감시켜 시장거래가 활성화된다.

그런데 정부의 재산권 보호와는 다른 방식으로 거래비용을 절약할 수도 있다. 예컨대 식당은 김치를 외부 생산자에게서 사올 수도 있고 직접 담글 수도 있다. 외주업체와의 거래에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면 외주에 맡기고,반대로 제때에 배달하지 않거나 품질 문제로 반품하는 사례가 잦은 등의 불필요한 비용이 자주 발생하면 아예 직접 담그는 것이다.

두 기업이 일회성 거래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거래를 반복하는 경우에는 특이한 거래비용이 나타난다. 거래를 거듭하면 서로 상대방의 능력과 요구사항을 잘 알게 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는 한 같은 상대와 계속 거래하는 것이 서로 편하고 유리하다. 이 현상을 '선점자 우위(first mover advantage)'라고 한다. '선점자 우위'의 이익을 살리려면 아예 장기계약을 체결하고 거래하는 것이 좋겠지만,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터에 계속거래를 의무화하는 장기계약은 무리이다.

물론 사태 전개에 세부적으로 대응하는 완벽한 계약을 체결하면 되지만 인간의 '제한적 지성(bounded rationality)'으로는 불가능하다. 결국 단기계약을 체결하고 만기가 되면 다시 재계약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재계약 시점에서는 '선점자 우위'가 도리어 걸림돌로 작용한다. 자신이 상대방에게 편한 거래처이고 나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음을 서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제철업자의 용광로에서 막 나온 뜨거운 쇳물을 제강업자가 구입하는 거래를 생각해보자.쇳물이 식어서 선철로 되면 제강과정에서 다시 녹여야 하므로 그 가치는 그만큼 떨어진다.

그런데 제철업자 주변의 제강업자가 하나뿐이라 서로 선택의 여지가 없다. 어느 한 쪽이 궁지에 몰려 크게 손해 볼 위험이 높다. 이러한 사태를 막으려면 별도의 노력을 들여야 하는데 이 노력이 바로 거래비용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거래비용은 매우 방대하지만 만약 한 사업자가 제철과 제강을 모두 수행해버리면 거래비용을 부담할 필요가 없어진다.

어떤 부품을 시장에서 구입할 때 그 거래비용이 과다하면 기업들은 자체 생산체제를 갖추고 거래비용을 절감한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모든 부품을 다 스스로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더라도 어떤 부품은 자체 생산하면서 어떤 부품은 외주에 맡긴다. 많은 경우에 그 까닭은 기업이 그렇게 함으로써 거래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자체생산에서 발생하는 '거래비용'과 외주의 시장거래에서 발생하는 거래비용을 비교하여 더 작은 비용의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다. 윌리엄슨(Williamson)은 특정 기업들 간에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시장거래에서 특이한 거래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해 '거래비용의 경제학(transaction cost economics)'을 창시하였는데 그 공로로 2009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한국경제신문 2009년 11월 19일자 A33면 경제이해력검증시험 '테샛' 따라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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