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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충돌하는 산업ㆍ노동정책

2009. 10. 29

[이승훈 교수의 경제학 멘토링]

시장과 충돌하는 산업ㆍ노동정책 
   
세계 각국의 정부는 사회복지를 중요한 정책 목표로 설정하고 예산을 투입하여 각종 사업을 벌인다. 그런데 이러한 사회복지정책으로 분류되지 않으면서도 정부가 시행하는 각종 정책 가운데에는 사회복지 추구형 정책이 적지 않다. 대기업과 경쟁에서 여러모로 불리한 중소기업들을 도와주고,해외 농업에 비해 어려움에 처한 국내 농업을 보호하자는 정책이 그렇다. 사용자 앞에서 한없이 무력한 노동자들을 보호하자는 노동정책도 마찬가지다.

각종 사회복지형 정책을 두루 뒷받침하는 기조는 정부가 나서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정신이다. 사회복지정책은 그 자체가 기본적으로 약자들에 대한 사회적 보조 제공을 목표로 한다. 중소기업,농업,그리고 노동자들은 모두 대기업,제조업,사용자들에 비해 여러 모로 불리한 약자들이다. 약자를 돕는 내용으로 편성되는 산업정책과 노동정책은 그 정책기조가 약자들에게 사회적 보조를 제공하는 사회복지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중소기업들이 사업하는 업종에 대기업이 진출하려고 하면 여론은 부정적이다. 실제로 정부는 대기업들이 특정 업종에서 사업하지 못하도록 하는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를 얼마 전까지 시행하고 있었다. 공산품 시장은 100% 개방하였지만 쌀과 같은 농산물 시장은 아직도 보호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의 '고용보호법제'는 근로자가 스스로 이직할 수 있도록 허용하지만 사용자는 그 노동자가 필요 없어져도 쉽게 해고할 수 없도록 만든다.

사회적 약자를 돕자는 뜻은 숭고한 것이다. 그런데 내세운 뜻이 숭고하다고 해서 그 뜻을 추구하자고 설계한 정책까지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는 그 업종이 대기업형으로 바뀌었는데도 대기업의 진출을 막는 부작용을 초래하였다. 우리나라에서 대기업형 양판점이 늦게 나타난 까닭은 정부가 그 동안 유통부문을 중소기업 고유업종으로 지정하여 대기업의 진출을 막았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영세 유통업자들이 인근에 대형 할인마트를 개점하지 못하도록 농성하는 일이 잦다. 사람들이 영세 재래시장을 외면하고 할인마트를 찾는 까닭은 물건을 더 싸게 파는 할인마트가 더 믿음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론은 한편으로는 물건을 믿고 싸게 사기를 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영세 유통업자들의 처지에 동정적이다. 냉혹한 시장은 재래시장을 퇴출시키려 하는데 동정적 민심에 민감한 정치권은 영세 유통업자들을 보호하려 한다.

시장은 대기업 제품을 선호하는데 중소기업정책은 중소기업제품을 사도록 강요하고,시장이 국산 쌀 대신 값싼 외국쌀을 사려 하기 때문에 정부는 쌀시장 개방을 늦추려 안간힘이다. 시장은 불필요하고 생산성 낮은 인력을 해고하도록 신호를 보내지만 고용보호법제는 해고를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약자를 보호하려는 사회복지지향적 정책들이 시장신호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읽어 볼 만한 칼럼]

서비스산업 족쇄 확 풀어야 할 이유

홍기택 전남대 교수 경제학
2009년 10월26일자 A38면

홍기택 전남대 교수 경제학

▶2009년 10월26일자 A38면

국제 수지상 서비스 수지는 여행 스포츠 문화관광 등 여가 활용서비스와 교육 서비스 수지로 나뉜다. 그동안 서비스 수지는 계속 적자폭이 확대돼 경상수지를 불안케 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특히 교육수지는 해외 유학생의 증가로 계속 큰 폭으로 확대돼 왔다.

필자는 원래 비교역재로 간주돼 온 서비스 상품이 이제는 더 이상 비교역재가 아닌 무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그는 특히 국내 서비스 산업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서비스 산업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서비스 산업은 매우 낙후돼 있다는 것이다. 국내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을 뿐만 아니라 생산성도 제조업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는 따라서 서비스 산업의 발전을 위해 우리 국민의 서비스 산업에 대한 인식이 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위화감 조성이라는 이유로 서비스 산업에 대한 규제를 계속 고집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강조한다. 서비스 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홍보를 훨씬 강화해 국민의식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그는 역설한다.

[경제토플 TESAT]

출구전략ㆍ달러캐리 제대로 알고 있나

5회 시험대비 경제시사 이슈(上)

제5회 테샛(TESATㆍ경제이해력 검증시험)이 10일 앞으로 다가왔다. 테샛은 크게 경제원리,경제시사,상황판단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테샛을 준비하려면 경제원론 수준의 경제적 지식과 함께 신문을 꾸준히 보면서 시사적인 경제 이슈에 대해서도 잘 파악하고 있는 게 유리하다. 테샛은 유사 시험과는 달리 단편적인 시사상식을 묻는 문제보다는 경제적 추론 능력과 사고력,판단력을 평가하는 문제가 많다. 이 때문에 시사경제 이슈를 경제학적으로 해석하고 스스로 판단해 보는 것이 기본이다. 5회 테샛을 앞두고 2회에 걸쳐 최근 주요 경제시사 이슈를 소개한다.

◆출구전략=경제위기에서 취해진 비상조치들을 정상수준으로 복귀하는 조치를 말한다. G20 회의에서는 각국이 정책 공조를 하자고 했지만 미국 영국 일본 등은 경기가 여전히 나쁜 반면 호주 한국 중국 등은 경제 상황이 상대적으로 개선되고 있어 국가별로 다른 정책을 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미 호주는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출구전략이 여러가지 조치를 포괄하고 있는 개념이어서 단순 정리는 어렵지만 우리나라도 한국은행이 위기 때 공급했던 달러를 회수하고 있고 다음 달부터는 은행채 매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금리인상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다.

◆더블딥=최근 경제위기는 세계 각국이 장기간 저금리를 유지하면서 주식 부동산 원자재 등 자산의 급등을 초래했고 거품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현재 각국은 중앙은행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과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일단 최악의 위기를 막은 상황이다.

지난 25일 미국에서 상업용 부동산 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캡마크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상업용 부동산과 카드 부실로 인한 제2의 금융위기의 뇌관이 터지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가 잠깐 회복세를 보였다가 다시 침체로 들어서는 것을 더블딥이라고 한다.

◆달러캐리트레이드=금융위기 이전 한때 엔캐리 트레이드가 유행했다. 금리가 싼 엔화로 대출 받아 금리가 높은 신흥국에 투자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엔리보금리보다 달러리보금리가 낮을 정도여서 달러캐리트레이드가 활발해지고 있다. 달러로 대출받아 다른 곳에 투자하면 달러 공급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어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약달러 약위안=최근 경제위기의 근본구조는 글로벌 불균형이다. 미국은 지나치게 소비해 국채 발행으로 막대한 무역수지 적자를 메우고 있고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 수출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무역수지 흑자로 미국 국채를 사들여 외환보유액을 늘렸다. 이런 글로벌 불균형이 해소되려면 미국은 소비를 줄이고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소비를 늘려야 한다. 환율 변동은 이 같은 글로벌 불균형을 시정할 수 있는 한 요인이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 미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고 아시아 국가들은 그 반대가 된다. 그러나 중국은 사실상의 고정환율제여서 예외다. 중국 위안화는 달러화에 거의 고정돼 있어 다른 아시아국가들의 통화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달러화와 같이 상대적으로 통화가치가 떨어졌다. 그래서 약달러 약위안 시대가 왔다.

◆한 · EU FTA=지난 15일 한국과 유럽연합(EU)은 자유무역협정(FTA) 가서명을 했다. 최종합의안에 농림수산물 분야는 양허제외,현행관세 유지,관세 존속 기간 장기화 등 예외적 취급을 확보했고,즉시 철폐 대상은 교역비중이 적은 품목이나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품목 중에서 선별했다. 내년 상반기 정식 서명이 이뤄지고 국회 비준이 끝나면 한 · EU FTA가 정식 발효된다. EU는 인구 4억9000만명,국내총생산(GDP) 18조4000억달러의 세계 최대 시장이다.

◆G20=우리나라가 선진 · 신흥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처음으로 정례화돼 열리는 내년 11월 개최지로 선정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운이 따르는 것 같다"고 소회를 밝힐 정도로 우리나라가 최근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G20 회의에서는 토빈세 도입 문제 등 앞으로의 국제금융질서가 논의될 예정이다. 토빈세가 외환자유화 시대에 새로운 통제 장치가 될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GDP 논란=국내총생산(GDP) 지표가 한 나라의 경제상황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GDP의 성장이 인류의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삶의 질을 측정할 수 있는 보조지표를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건강 교육 정치참여 경제적안정 불평등 등을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SDR=지나친 달러화 약세와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 유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분간 달러화가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다변화,남미 중동 등 지역블록의 자체 결제통화 사용 등으로 다른 통화의 역할이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4월 런던에서 열린 G20 회의를 앞두고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역할을 확대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SDR는 IMF 가맹국이 국제수지가 악화됐을 때 IMF로부터 외화를 인출할 수 있는 권리로 가맹국은 출자비율에 따라 SDR를 배분받아 위기시 사용할 수 있다. SDR는 달러 · 유로 · 파운드 · 엔화로 구성돼 있으며 1달러는 0.66SDR 정도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 2009년 10월 29일자 A33면 경제이해력검증시험 '테샛' 따라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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