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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1표` 아닌 `1원1표`가 시장 움직인다

2009. 07. 02

[오늘의 TESAT]
`1인1표` 아닌 `1원1표`가 시장 움직인다

[ 문제 ] 읽고 물음에 답하라.

Financial Times가 사설에서 "지금 정부는 Detroit의 자동차 산업에서 이탈리아 파르메잔 치즈 산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에 개입하도록 요구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 부문에서 시장이 실패했다는 증거는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정부는 이 요구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매우 적절한 지적이다. 그러나 이 사설은 그 말미에서 "약간의 개입은 불가피하지만 최소화해야 한다"고 후퇴함으로써 우리를 실망시켰다. FT는 기업 구제금융에 내재하는 비윤리성을 강조함으로써 자유시장 경제를 더 결연하고 강력하게 보호했어야 한다. 민주주의적 경제의 소비자들은 시장의 상품을 대상으로 매일매일 구매할 품목과 수량을 결정함으로써 그 필요성에 대하여 '투표'한다.
이들이 상품 A를 구매하면서 B, C, D는 구매하지 않았다면 B, C, D는 필요하지 않다고 투표한 것이다. 예컨대 미국 소비자들은 GM, Ford 그리고 Chrysler 등에 대하여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이미 투표한 것이다. 만약 정부가 소비자들이 투표로 거부한 이들 자동차 회사들에 대하여 소비자들이 낸 세금으로 구제금융을 제공한다면 이것은 민주주의적 경제의 기본을 파괴하는 조치이다.

이 글에서 말하는 투표는'1원 1표(dollar voting)'의 원칙에 따른 투표이다. 이 원칙에 대한 다음의 설명 중 옳은 것은?

① 1원 1표 원칙은 돈 많은 사람들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원칙이므로 미국 자동차 3사의 비운은 부자들의 뜻일 뿐 서민들의 뜻은 아니다.
② 자동차 3사의 운명은 미국 경제를 좌우하므로 1인 1표 방식으로 결정해야 한다.
③ 소득이 높은 사람은 학식과 분별력도 높으므로 경제는 1원 1표 원칙을 따라야 한다.
④ 냉혹한 1원 1표 원칙은 피해자를 외면한다. 파산하는 기업의 근로자를 생각하면 기업구제금융은 반드시 시행되어야 한다.
⑤ 사람은 자신의 필요에 대해 더 많은 대가를 지불한다. 그런데 1원 1표가 아닌 1인 1표를 채택하면 남의 필요를 충족하도록 일하려는 유인이 사라진다.


[ 해설 ] 시장의 자원배분 원리는 '1인 1표'가 아닌 '1원 1표'의 원칙에 따른다. 현대는 사람마다 생업으로 소득을 얻고 그 돈으로 필요한 물자를 구입해 생활하는 분업의 시대다. 내가 생업으로 삼는 일의 성과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시장은 내 일을 비싼 값에 사 가고,나는 높은 소득을 얻는다. 시장에서 돈으로 구매되느냐,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일의 가치가 평가받는다. 시장에서 내 일의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면,즉 다른 사람들이 내가 공급한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는다면 나 또는 내 회사가 수입이 적고 심지어 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최근 한 달 넘게 노조원들이 구조조정에 반대해 공장 점거 파업을 벌이고 있는 쌍용차도 마찬가지다. 쌍용차 제품이 다른 사람의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해 시장에서 팔리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쌍용차에 대해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이미 투표한 것이다. 노조와의 대립이 계속되고 시장경쟁력도 뒤떨어져 생존 가능성이 없는 회사에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것은 자유시장경제의 원리에 어긋난다. '1원 1표'가 아닌 '1인 1표'의 원칙을 시장에 강요하면 사람들이 남을 위해 일할 유인을 잃는다. 정답 ⑤

정재형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jjh@hankyung.com


[이승훈 교수의 경제학 멘토링]
시장창조의 처방과 코즈 협상

외부불경제 `시장협상` 통해 해결

외부성 때문에 생기는 시장실패는 정부가 나서서 사회적 비용 · 편익과 사적 비용 · 편익의 차이분에 대하여 재산권을 분명히 해주면 해결할 수 있다. 경제학자 피구(Pigou)는 외부성을 일으키는 사람에게 비용의 차이만큼 조세를 부과하고 편익의 차이만큼 보조금을 지급하자고 제안하였다. 이렇게 하면 행위자로서는 사회적 비용 · 편익과 사적 비용 · 편익의 차이가 없어지므로 그 행동이 비효율적으로 빗나가지 않는다.
그러나 조세와 보조금 방식은 시행 과정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는다. 우선 조세와 보조금의 금액을 정확히 산정하기 어렵다. 이것을 가장 정확히 아는 사람은 실제 외부성을 일으키는 당사자일 텐데 각 개인은 자신이 부담할 조세는 줄이고 보조금은 늘어나도록 관련 정보를 왜곡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방식은 외부성의 피해자와 수혜자들을 국가가 대리하는 방식이다. 공해를 유발한 사람에게서 세금을 거두어 해당 공해를 완전히 해소한다면 문제는 없다. 그러나 도로를 포장한 사람에게 외부 경제의 수혜자가 아니라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한다면 수혜자가 아닌 사람들은 이의를 제기할 것이다.
경제학자 코즈(Coase)는 조세 보조금 방식에 반대하고 외부성의 문제도 그대로 시장에 맡겨두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였다. 외부성이 비효율성을 일으키면 당사자들이 서로 협상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시장이 생긴다는 것이다. 예컨대 A의 사업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은 500인데 A는 그 중 300의 사적 비용만을 부담한다고 하자.그리고 사적 편익은 400으로 사회적 편익과 같다고 하자.A는 이 사업을 할 것이고 다른 사람들은 A가 부담하지 않는 200의 비용을 덤터기 쓸 것이다. 편의상 이 사회에는 A와 B 두 사람만 있다고 하자.그러면 A가 100의 순편익을 얻기 위하여 B가 200의 피해를 당하는 상황이다.
재산권 구조가 A의 사업을 금지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B는 피해를 당해야 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B는 협상을 통하여 A가 사업을 하지 않도록 이끌 수 있다. 예컨대 B가 A에게 150의 대가를 지불하면서 사업을 하지 말도록 요청한다고 하자.A가 B의 요구를 수용한다면 사업할 때의 순편익 100보다 더 큰 150의 이익을 누린다. B의 손실은 150으로 A가 사업을 강행할 때의 200보다는 작다. 그러므로 쌍방은 협상을 통하여 비효율적 행위를 배제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명제가 널리 알려진 '코즈정리'이다.
어떤 사회적 상태가 비효율적이라는 말은 각자의 순편익이 지금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말이다. 다만 나 혼자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고 다른 사람들이 함께 협력해야 한다. 비효율성이 지속되는 까닭은 협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장은 결국 비효율적인 상태에 처할 때마다 사람들이 자신들의 순편익을 높이기 위하여 협상을 벌이는 장이다. 이 협상을 '코즈협상(Coasian bargain)'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코즈협상은 만능일까?


[읽어 볼 만한 칼럼]
사교육은 평준화정책이 키웠다
▶한경 6월29일자 A38면 / 김영봉 교수 (중앙대ㆍ경제학)

우리나라에서 교육이 갖는 위치는 각별하다. 교육이야말로 최고의 '신분 상승' 통로라고 인정돼왔다. 해마다 정부 교육예산에 맞먹는 사교육비가 지출될 만큼 폭발적인 교육열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에 대한 공약은 빠지지 않았고 매번 새로운 교육정책이 시행됐다. 목표는 지나친 사교육을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 군사정권 때야 과외를 전면 금지해서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했지만 민주화된 사회에서는 불가능한 방법이다. 각 정권은 학력고사,수학능력평가,내신 비중 강화 등으로 대입 시험제도를 바꾸기도 했고 시험문제를 쉽게 내보기도 했다. 한 과목만 잘해도 대학을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사교육 시장이 여전히 건재하며 오히려 더 세를 넓혀가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각 정권의 시도들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김영봉 중앙대 교수는 이 같은 실패가 교육 평준화와 교육 규제 때문이라고 본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최근 교육정책 방향을 '사교육 줄이기'로 잡은 것에 대해서도 비판한다. 외국어고 입학 규제,대학입학 규제,학원 단속 같은 규제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교육이 국민의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한 사교육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작부터 공교육을 경쟁,자율과 책임에 노출시켰다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당초의 교육정책 기조인 '자율과 경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일관된 주장이다.


[이번주의 필독서]
강대국의 흥망
폴 케네디 著 한경BP 刊

역사상의 수많은 국가 중 특정한 국가들만이 강대국이 될 수 있었다. 이들 강대국들의 공통된 특징은 무엇일까? 강대국의 특징을 이해하는 것은 곧 지금의 세계를 이해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
역사학자로 영국 왕립역사학회 회원인 폴 케네디 미국 예일대 교수는 이 책에서 르네상스 이후 19세기 말까지 지난 5세기 동안의 유럽 주요 국가 경제력과 군사력 간 관계를 밝혀내 강대국 흥망을 설명하고 있다.
16세기 무렵의 세계는 명나라와 이슬람 세계 그리고 러시아 정도의 대국들이 비슷한 세력권을 형성하고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서유럽이 다른 세력을 누를 수 있다고 예상할 수 없는 상태.하지만 유럽 세력들은 작은 권력집단끼리 잦은 무력 충돌로 인해 군사력 증강이 이어졌고 이런 자유경쟁적 환경에서 기술과 무역이 발전해 강대 세력으로 발전했다. 반면 16세기의 다른 대국들은 중앙집권적 권력체제를 유지함으로써 이런 변화에 뒤처졌다.
저자는 유럽의 발전 요인으로 사회구조,지리적 위치와 우발 사태 등 여러 요소들이 상호작용하면서 주로 경제 · 기술적 발전으로 촉진되는 역학관계를 지적했다.
뉴욕타임스가 1988년 최우수도서로 선정했다.

한국경제신문 2009년7월2일자 A33면 경제이해력검증시험 '테샛' 따라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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