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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장벽 없다면 독점기업도 가격 쉽게 못올려

2009. 06. 18

[오늘의 TESAT]
진입장벽 없다면 독점기업도 가격 쉽게 못올려

[ 문제 ] 기업간 경쟁을 설명하는 시장조직 이론의 가장 기본적인 바탕에는 완전경쟁시장(perfect competition market)이라는 개념이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완전경쟁시장의 성립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시장을 찾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실정이다. 완전경쟁시장에서 나타나는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실현하기 위해 완전경쟁시장을 흉내 낸 시장 모델을 경합시장(contestable market)이론이라 한다. 경합시장에 대한 다음의 설명 중 잘못된 것은?

① 경합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들은 장기균형에서 정상 이윤만을 벌어들인다.
② 경합시장이론에서는 기업의 수가 적어도 진입(entry)과 이탈(exit) 장벽만 없다면 효율적인 자원배분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③ 경합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의 공급 가격은 평균비용 이상으로 올리지 못한다.
④ 규모의 경제가 큰 항공 산업에 경합시장 이론을 적용하는 경우 경쟁 기업의 수는 적어도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
⑤ 범위의 경제효과가 큰 산업의 경우 시장에서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해 경쟁기업의 수를 인위적으로 늘리는 것보다는 진입과 이탈 장벽을 제거해 주는 것이 효과가 더 클 수 있다.


[ 해설 ]
경합시장은 완전 경쟁시장에 비해 시장에 진입한 기업은 소수이지만 진입(entry)과 탈퇴(exit)가 자유로운 시장을 말한다. 시장 진입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등 진입을 가로막는 진입장벽이 존재하지 않는 시장이다.
따라서 거래되는 재화의 가격은 일반 상품과 마찬가지로 한계비용 이상 수준으로 형성될 수 없다. 예를 들면 교내 서점은 지리적 특수성으로 인해 책값을 높게 설정할 수 있지만 학교 밖에서 항상 새로운 서점이 생길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가격은 낮게 설정된다.
진입과 이탈이 자유롭기 때문에 정상 이윤 이상의 이윤이 형성되는 경우 새로운 진입이 일어나 시장균형은 가격과 한계비용이 같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각 기업은 정상 이윤만을 벌어들이게 된다. 이럴 경우 비록 외형상 독점기업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언제든 다른 기업이 진입할 수 있다는 잠재적 위협이 존재하기 때문에 현재의 독점기업은 마치 경쟁자가 있는 것처럼 행동하게 된다.
경합시장 이론은 항공산업과 같은 규모의 경제가 큰 산업의 자원배분과 가격 설정의 적정성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특히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 정책에서 경쟁 기업의 수를 인위적으로 늘리는 것보다 진입과 이탈 장벽을 제거해 주는 것이 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이론이 뒷받침해 주고 있다. 독점 시장을 경합시장으로 만드는 가장 빠른 방법은 국내 독점 상태를 경쟁 상태로 전환할 수 있을 만큼의 해외수입이 이루어진다면 시장은 경쟁체제로 전환시킬 수 있게 된다.
보기 ③의 경합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의 공급가격은 평균비용이 아니라 한계비용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틀린 보기다. 정답 ③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


[이승훈 교수의 경제학 멘토링]
역선택과 레몬시장

정보비대칭이 유발하는 시장실패

화재위험이 낮은 사람을 화재보험에 가입시키려면 보험료는 낮게,그리고 보험금 보상은 높게 책정해야 한다.
어느 지역의 평균 화재발생 확률이 1%인데 보험회사가 일단 이 평균확률 1%를 기준으로 하여 보험료와 보험금 보상을 설계한다고 하자.보험회사가 개별 고객의 특성은 모르는 정보비대칭적 상태에서 평균확률 1%에 맞추어 설계한 보험상품을 판매하면 화재위험이 1%보다 더 높은 불량고객들이 주로 가입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역선택(adverse selection)이라고 한다.
역선택은 보험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 사람을 채용하는 까닭은 이 사람을 쓸 때 기업의 수입이 최소한 그 월급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즉,노동생산성이 임금보다 낮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기업으로서는 사람을 써보기 전에 그 노동생산성을 파악할 수 없고 오직 각 취업희망자만이 자신의 노동생산성을 안다.
이와 같은 정보비대칭성은 취업희망자로 하여금 자신의 노동생산성보다 더 높은 월급을 주는 직장을 찾도록 만든다. 기업에 취업하겠다고 몰려드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 생산성이 공시 임금 이하인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이것도 불량인력만을 모으는 역선택 현상이다.
조립이 잘못된 자동차는 특정부품이 지속적으로 과도한 힘을 받고 거듭 손상당하기 때문에 이 부품을 항구적으로 자주 교체해야 한다. 이러한 불량자동차를 레몬(lemon)이라고 한다.
레몬인지 아닌지는 몇 달 동안 타보아야 판별 가능하므로 중고차 구매자는 정보비대칭성의 불이익을 당한다. 좋은 차라면 110의 값을 낼 용의가 있지만 레몬이라면 11밖에 낼 수 없다는 구매자와 좋은 차는 100을 받아야 하고 레몬도 10은 받아야 한다는 판매자가 만났다고 하자.좋은 차인지 레몬인지를 쌍방이 다 알고 있다면 거래는 문제 없이 성사될 것이다.
이제 구매자는 흥정 대상 차가 50%의 확률로 레몬이라고 믿는다고 하자. 판매자가 내놓은 물건이 진짜 좋은 차라고 하더라도 이것을 알 수 없는 구매자는 판매자의 말만 믿고 선뜻 100 이상의 값을 지불하고 구입하기 어렵다. 가치가 11밖에 안 되는 레몬으로 판명날 확률이 50%나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매자가 100 이상을 지불하려 하지 않는다면 판매자는 결코 좋은 차를 내놓지 않을 것이다. 결국 중고차 시장의 정보비대칭성은 좋은 차의 거래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시장실패 현상을 유발한다.
도덕적 해이든 역선택이든 정보비대칭성이 유발하는 시장실패는 오직 정보의 성공적 소통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 
감시를 강화하고 신호(signal)를 보내는 행위는 모두 정보의 소통을 겨냥한다. 기업은 취업희망자의 학력과 성적에서 노동생산성에 대한 신호를,그리고 소비자는 AS 제공정도에서 상품 품질에 대한 신호를 추출한다. 그러나 대리인의 다짐이나 중고차 판매인의 구두 보증은 상대방이 결코 신뢰하지 않으므로 신호의 기능발휘에 실패한다.


[읽어 볼만한 칼럼]
이젠 `캐치미` 전략 구사할 때다
▶한경 2009년 6월 17일자 A 38면 /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한국 경제는 그동안 1등 기업들의 기술 및 산업 전략을 모방해 성장하는 벤치마킹 전략을 많이 구사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우리 기업들이 따라갈 모델이 별로 없게 되었고 일부 분야에서는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칼럼 저자인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는 이제 한국 경제는 남의 모델을 쫓아가는 캐치업 전략을 서서히 지양하고 캐치미(catch-me)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등이 아닌 1등의 마인드를 가지고 우리 스스로 성장모형을 개발해야 할 시기라는 것이다. 이런 시기는 본질적으로 위기이면서 기회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위기 상황에서 국력을 모아야 하는 데도 불구하고 사회적 상황이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집회에 찬성해야 민주 세력이고 이를 반대하면 반민주라는 주장 속에 민주 대 반민주 구도와 이를 이용한 발목잡기가 계속 될 것인지 우려스럽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는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지향적 아젠다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현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이번주의 필독서]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
이사벨라 버드 비숍 著

영국의 여성 여행가이면서 지리학자인 이사벨라 비숍(1831~1904)의 한국 여행기.비숍은 1894년 가을과 1897년 봄 사이 네 차례에 걸쳐 한국을 답사하면서 당시의 한국 실정을 자세하게 기록,유럽에 전했다.
그는 당시 관리와 가혹한 세금 징수하에서 소작농들이 고통받고 있는 사실을 낱낱이 기록한다.
그의 기록에 따르면 한국은 도로 등 인프라가 거의 없고 어업 광업도 미미한 수준이었다. 공업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었다. 양반과 관료들의 착취가 일반 백성에게 열심히 일할 욕구를 좌절시키고 있었다. 그는 한국인이 세계에서 가장 열등한 민족이 아닌가 의심한 적도 있었으며 그들의 상황을 가망없는 것으로 여기기도 했다.
이랬던 한국이 100년 만에 근대화 산업화 민주화를 모두 이뤄 세계인의 관심을 끄는 나라가 됐다. 이처럼 단기간 내에 성장한 국가는 20세기 들어 한국 말고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구한말 당시 우리나라의 모습과 현재의 한국을 비교해 보고 그 저력이 무엇인지를 생각케 해보는 책이다.


한국경제신문 2009년 6월 18일자 A 33면 경제 이해력 검증시험 '테샛' 따라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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